백화점은 여러 가지 분야의 상품을 한 곳에 모아서 판매하는 종합 소매점이다.
 
예를 들어 신발 하나를 구입한다고 가정하더라도 백화점에서는 성별에 따라 여성화와 남성화, 목적에 따라 운동화와 구두 등 수십여 가지 종류의 신발들을 볼 수 있다.
 
즉 다양한 브랜드가 입점해 있어 선택의 폭이 넓고 가격비교 또한 용이하다는 장점을 갖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가 이처럼 합리적인 쇼핑을 위해서만 백화점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기자는 하자제품의 AS요청에 백화점이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 불만을 제기하는 소비자들을 통해 그들이 백화점에 가는 '진짜' 이유를 알게 됐다.
 
전북 군산시 옥산면에 사는 백 모 씨는 지난해 11월 영등포 타임스퀘어 어그매장에서 부츠를 구입했다.
 
구입 후 신발 뒷굽에 이상을 발견한 백 씨는 타임스퀘어 고객센터에 문의했으나 "브랜드와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담당자의 답변을 들었다.
 
그는 "여러 곳에 어그매장이 있지만 타임스퀘어란 브랜드를 보고 멀리서 온 것"이라며 기자에게 성토했다.
 
부산 수영구 광안동에 사는 하 씨는 2년 전 네파 수영점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지난해 12월 제품탈색으로 인한 AS요청은 현대백화점 네파에 의뢰했다.
 
이에 왜 구입매장에 AS를 맡기지 않았느냐며 기자는 질문을 했고 하 씨는 "직영매장보다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네파가 AS를 더 잘해 줄 것 같았다"며 백화점에 대한 이유없는(?) 신뢰를 보여줬다.
 
이들처럼 소비자들은 백화점에 물건을 사러가기도 하지만 보험을 들러 가는 것이기도 하다. 
 
만약에 있을 제품결함에 대해 '백화점'이란 브랜드가 든든한 사후처리를 보장해 주리라는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백화점은 제품의 생산자가 아닌 판매자이기에 백화점에 제품의 하자나 수리에 대한 책임을 모두 지울 수는 없다.
 
또한 안타깝게도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는 백화점이란 항목이 따로 존재하지 않기에 그들에게 객관적인 책임을 요구할 기준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입점브랜드에 수수료를 받고 공간을 제공했고, 나아가 백화점이란 브랜드가치를 팔겠다고 한다면 더 이상 AS처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백화점에서 판매된 하자제품에 대해 나 몰라라 식의 입장을 유지한다면 대체 가두매장과 백화점이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백화점은 가격경쟁력만이 아닌 AS처리에도 경쟁력을 보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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