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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타투, 예술과 불법 사이

대한민국 타투, 예술과 불법 사이③

최종면접, '타투' 지울까 말까…인사담당자에게 물었다

2018. 09. 17 by 송수연/김은주/김현우 기자

[컨슈머치 = 송수연 김은주 김현우 기자] 타투가 대중화되면서 취업 시즌마다 타투를 지워야 하나 고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애초에 지울 걸 생각하고 타투를 새긴 사람이 어디 있을까. 영원히 남기고 싶어 타투를 결심했지만 바늘구멍 보다 좁은 취업문 앞에서 타투는 골칫거리가 된다.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담당자한테 나쁜 인상을 주지 않을까", "결격 사유가 되면 어떡하지", "면접 전에 얼른 지워야 하나", "최종면접에서 떨어진 이유가 혹시 타투 때문 아닐까" 등 취업준비생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취업하려면 지워야겠죠?”

#금융사 서류 심사에 합격하고 1차 면접을 앞두고 있는 노 모(27, 남)씨는 손가락 사이에 새긴 타투가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면접 스터디 중 참여한 모의 면접에서도 타투에 대한 지적을 당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노 씨는 “손가락 사이라 안 보일거 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거 같다. 지인 중에서도 면접 자리에서 바로 임원에게 타투에 대한 지적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어 걱정이 된다. 흉터 안 남고 깨끗하게 지울 수 있는 병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지난해 9월 28일부터 10월 10일까지 인사담당자 639명을 대상으로 한 ‘직장인의 타투’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채용 시 구직자의 타투 여부가 감점 및 탈락 요인이 되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25.5%가 ‘매우 그렇다’는 답변 했고 ‘약간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28.3% 정도다.

반면 ‘별로 그렇지 않다’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각각 16.9%, 11%로 나타났다. ‘타투 크기 및 노출 정도에 따라 다르다’는 답변도 18.3%로 조사됐다.

보안업체 에스원은 첨단보안직(CS) 신입 채용 과정에서 시술 동기, 의미, 크기가 명예를 훼손할 수 있다고 판단되거나 고객에게 혐오감을 주는 표식(문신)을 결격사유로 지정하고 있다.

이 같이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의 기업들은 타투에 대한 별도의 규정을 명문화하고 있지 않다.

타투 관련 규정이 없더라도 위화감을 줄 정도로 큰 타투나, 팔토시를 한 것처럼 한 팔 가득한 타투는 문제가 될 것도 같은데, 실제 실무자들의 의견은 어떨까?

■인사팀에 직접 묻다

<컨슈머치>는 업계별로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기업 인사담당자들의 생각을 솔직하게 들어봤다.

게임업계는 다소 타투에 관대한 편이다.

게임업체 인사담당자 A씨 “타투가 있어도 채용에 전혀 지장 없어요. 지금 제 앞에도 타투를 한 직원이 지나가고 있네요. 슬리퍼에 반바지, 모자 차림으로 출근해도 용인되는 회사라 타투에 대한 감점요인도 없어요. 당연히 관련 규정도 없고요”

또 다른 게임업계 인사담당자 B씨 “상관없어요. 당장 밥 먹으러 사내 식당만 가도 타투를 한 직원들이 눈에 많이 보일 정도에요. 복장 규정도 없고 하니까 여름엔 더 많이 보이고요. 일만 잘하면 되죠”

외국계 업계나 일반 유통, 패션·뷰티업계 등도 꽤나 자유로운 분기였지만 너무 튀거나 혐오스러운 타투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외국계 스포츠·레저업 인사담당자 C씨 “혐오감을 주는 타투는 지양하지만 특별히 감점 요인이 되는 건 아니에요. 인사 규정에도 해당 내용은 없습니다. 업무에 적격자라고 판단되면 타투가 있더라도 당연히 채용하죠. 실제로 현재 타투를 한 직원이 다니고 있고, 타투를 한 상황에서 채용된 사례도 있어요”

온라인 유통업계 인사팀 D씨 “사내에 실제로 타투를 한 직원이 있을 만큼 채용 과정에서 타투가 문제되는 요소는 아니에요. 다만 일반적인 시각에서 봤을 때 위압적이고 폭력적이라면 합격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죠”

패션&뷰티업계 인사담당자 E씨 “지원자에 외모에 관한 부분이니까 감점을 주는 등의 반영을 하지는 않지만 위화감이 들 만큼의 타투는 좀...어느 정도 감안은 될 것 같네요. 다만 기존 채용 사례를 보면 타투을 했더라도 최종 합격까지 이어진 지원들도 있었고, 채용에 크게 영향을 미친 적은 없었어요”

식품업체 인사담당자 F씨 “그런 규정이 있는 게 더 이상하지 않나요? 그냥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타투가 채용 기준에 들어가지 않아요. 저도 사실 10년 전에 다른 회사 면접을 봤을 때 ‘어떻게 피어싱을 하고 면접장에 올 수 있느냐’며 꾸지람을 들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그 말씀을 하신 분도 젊은 분이셨어요. 시대가 많이 바뀐 것도 있지만 보는 사람 가치관에 따라 다르고 정도에 따라 다른 거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면접이 100% 객관적일 순 없잖아요. 직원 중에도 어깨, 손목, 목 뒤 등에 작고 아기자기한 타투를 하고 있는 걸 봤는데 개인적으로 귀엽던데요”

IT업체 인사담당자 G씨 “타투와 관련된 규정도 없고 타투가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지 않아요. 타투 자체에 크게 관심이 없어요. 그리고 보통은 면접자들이 먼저 타투를 가리잖아요. 면접하면서 그런 사례를 좀처럼 보질 못 했네요”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그러나 보수적인 업종으로 꼽히는 금융 및 서비스직군일 경우 감점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은행 인사담당자 H씨 “공식적으로 채용에 감점이 된다는 규정이나 문구는 없어요. 하지만 회사 입장이 아니라 은행을 다니는 한 사람으로써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라면 보이는 곳에 타투가 있는 사람은 뽑지 않을 겁니다. 무엇보다 은행은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일을 하잖아요. 손톱이 길거나 매니큐어가 조금만 화려해도 나이 드신 고객들로부터 바로 지적이 들어와요. 은행은 그 정도로 보수적인 곳입니다”

항공사 인사담당자 I씨 “밖으로 드러나는 타투가 있으면 아무래도 특정 업무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으니 저는 감점을 하는 편이에요, 타투 자체가 채용 유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지만 면접관의 성향에 따라 감점 요인으로 작용하니 상대적으로 불리할 순 있어요”

전직 호텔업계 인사담당자 J씨 “호텔업이라는 특수성이 있으니까요, 인사담당자로서 어쩔 수 없이 타투를 결격 사유로 보는 편이에요. 유니폼을 입고 있는 상태에서 보이는 곳에 타투가 있을 경우 고객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확률이 높거든요. 호텔이나 리조트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평소보다 더욱 대접 받길 원하고 존중 받기 원하는 경향이 커서 그런지 몰라도 말도 안 되는 컴플레인을 걸 때가 많아요. 실제로 ‘직원이 못생겨서 싫다’ 등 외모 지적을 하는 컴플레인도 심심치 않게 들어와요. 이런 사례들로 미뤄 봤을 때 직원의 타투는 고객들에게 더욱 용인되기 힘든 분위기죠”

외식업체 인사담당자 K씨 “채용이나 인사에 반영되는 건 전혀 없고 실제로 타투를 한 직원들도 있어요. 다만, 직군 자체가 서비스업의 일종이다 보니, 고객을 응대 할 때에는 드러나는 곳에 타투가 있다면 가리도록 하죠. 예컨대 팔에 타투가 있다면 팔토시 등을 착용할 것을 권고합니다”

에너지업계도 채용 과정에서 타투 유무는 중요치 않았다. 다만 임원에의 시선에 따라 채용에 불이익이 될 수도 있다는 조언이다.

인사담당자 L씨는 "타투 관련 채용 규정도 없지만 눈에 띄거나 혐오감을 줄 정도의 타투를 한 직원도 없어요. 여직원 1명만 손목에 작은 타투을 가지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최종 면접에 참석하는 임원 및 사장급 인사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다소 보수적으로 볼 순 있을 것 같아요. 보이지 않는다면 상관없지만 임원 눈에 띄면 불리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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