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명 벗고 다시 일어난 '미원'부터 'OB골든라거'로 다시 탱어난 OB맥주까지

[컨슈머치 = 윤초롬 기자]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다. 상당기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제품들 중 위기를 겪다 최근 들어 제2의 전성기를 누리는 제품들이 많다.

   
▲ 대상의 '미원'은 최근 몸에 해롭다는 오명을 벗고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출처 = 애플트리)

그 대표적인 사례가 대상의 ‘미원’이다. ‘미원’은 1960년대 한국의 조미료 시장을 연 제품으로 당시 미원이라는 이름 하나가 한국의 모든 조미료를 대표할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90년대 초 한 식품회사의 무첨가 마케팅이 발단이 되면서 MSG 유해 논란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미원은 20여 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MSG의 안전성에 대한 해묵은 논란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아 왔다.

그러던 중 지난 2012년 여름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MSG 유무해성 논란을 재점화 해 다시 이슈의 중심에 섰고 이는 곧 기회로 전환됐다.

논란이 확대되면서 주요 언론에서 MSG에 대해 재조명하는 과정에서 FDA, 식약처 등에서 MSG가 안전하다고 발표한 것. 이후 ‘미원’은 현재 국내 시장에서 1200억 원 가량의 연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동원F&B ‘쿨피스’도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쿨피스는 1980년 해태유업이 국내 최초로 출시한 유산균 음료로 지금은 해태유업을 인수한 동원F&B가 판매하고 있다.

처음에는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지만 2000년대 이후 음료시장에 웰빙․고급화 바람이 불면서 쿨피스의 존재감은 크게 떨어지게 됐다. 하지만 최근 경기불황을 타고 쿨피스의 인기가 되살아나고 있는 추세다.

일반 과일주스에 비해 훨씬 가격이 저렴한데다 30~40 소비자의 향수를 불러일으킨 것과 더불어 매운 음식에 어울리는 음료로 인식되면서 업소용 수요도 크게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쿨피스의 지난해 매출은 2009년 80억 원에서 두 배 가까이 성장한 150억 원에 이른다.

   
▲ 동아제약 ‘박카스’도 위기를 극복하고 완벽히 부활했다. (출처 = 동아제약)

동아제약 ‘박카스’도 위기를 극복하고 완벽히 부활했다. 1963년 우리나라 최초의 자양강장제로 첫 선을 보인 후 2002년 1994억 원의 최고 매출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던 박카스는 광동제약의 ‘비타500’ 등 경쟁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하향세를 보였다.

이에 2010년 초부터 ‘진짜 피로회복제는 약국에 있습니다’라는 카피의 광고로 약사들의 큰 호응을 얻으면서 매출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의약품으로서의 효능에 중점을 두어 일반 음료와는 차별화한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또한 2011년 7월 박카스가 일반의약품에서 의약외품으로 전환되면서 슈퍼마켓에서도 팔 수 있게 된 것도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했다. 슈퍼마켓 판매에 대한 약사단체의 반발과 가격붕괴 위험을 고려, 오랜 고민 끝에 기존 ‘박카스D’는 그대로 약국에만 공급하고 슈퍼마켓용으로 ‘박카스F’를 새롭게 출시하는 이원화 전략을 펼쳐 성공을 거두고 있다.

OB맥주는 ‘OB골든라거’라는 새 이름을 달고 부활했다. 70~80년대 국내 맥주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OB브랜드는 90년대에 들어 시장 1위 자리를 내주며 쇠락의 길을 걸었다. 전성기 시절 70%에 육박했던 점유율이 2010년 1.9%까지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11년 30대 남성을 타깃으로 하는 정통 맥주 ‘OB골든라거’로 새롭게 탄생하며 OB의 옛 영광을 되찾았다. 출시 200일 만에 판매량 1억병 돌파하며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게 됐다. 갓 양조한 듯 오랫동안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도록 국내 맥주업계 최초로 병뚜껑에 신기술 ‘락킹 공법’을 도입하고 독일 지역에서 생산되는 아로마홉과 황금맥아(골든몰트)로만 만들어 기존 제품과 맛에 차별화를 둔 것이 ‘OB골든라거’의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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