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유통…저출산 원인 '골드키즈', '소황제' 등장…100만 원대 초등생용 가방 신흥 '등골브레이커' 등극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불황에도 닫히지 않는 지갑이 있다. 천금을 준다 해도 바꾸지 않을 귀중한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의 지갑이다.

최근 신학기 시즌을 맞아 업체들의 마케팅이 한창이다.

이제는 부모뿐 아니라 에잇포켓(8-Pocket : 부모, 조부모, 삼촌, 고모 또는 이모까지 총 8명의 주머니)까지 아이를 위해 지갑 열기를 서슴지 않자 관련 시장은 확대되고 있다.

▶아동용품 고급화…신학기 준비 비용 '껑충'

신학기 준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G마켓이 아동책가방, 아동신발, 아동의류, 문구, 어린이가구 등 신학기 대표 품목의 평균 구매 금액(객단가)을 조사한 결과, 지난 2013년 대비 올해 평균 구매 금액이 21%나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6%가 오르는 등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올해는 초등학교용 책가방 객단가가 2013년에 비해 2배 이상(103%) 크게 증가했다. 운동화, 구두 등 신발 객단가는 2013년 대비 30%가 올랐고, 지난해 대비 16% 증가했다.

▲ 신학기 객단가 비교 (출처=G마켓)
▲ 2016년 기준 신학기 대표 품목별 객단가 신장률 *기간: 2/1~15 (출처=G마켓)

의류도 3년 전, 작년과 비교해 각각 10%, 7% 증가하는 등 패션잡화 품목을 중심으로 평균 구매 금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의류 품목의 객단가는 20대 고객이 높았고, 문구와 책가방은 50대 이상 고객의 객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옷은 이모와 삼촌이, 책가방과 문구용품은 조부모가 더 비싼 제품을 선호했다고 해석 할 수 있다.

G마켓 관계자는 “최근 양가 조부모와 이모, 고모, 삼촌 등 8명의 주머니에서 아이를 위한 돈이 나온다는 ‘8포켓’ 현상이 아동용품 고급화를 이끌며 신학기 준비 비용도 3년 전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에잇포켓 열어라

맞벌이로 가계 소득은 높아진 반면 자녀 수는 오히려 줄면서 한 자녀에게 집중 투자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저출산의 결과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자라난 아이들을 일컬어 한국에서는 ‘골드 키즈’는 중국에서는 소황제(小皇帝)라 부른다.

오직 하나뿐인 소중한 내 아이를 남들에게 뒤지지 않게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강한 부모가 늘어나는 추세 속에서 요즘 유통업계는 ‘VIP(Very Important Person)’보다 'VIB(Very Important Baby)'를 잡아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불황 한파 속에서도 아동용품 시장만큼은 신학기 특수를 노린 할인전과 이벤트가 성황을 이뤘다.

소셜커머스 쿠팡(대표 김범석)은 입학 시즌을 앞두고 필수 문구용품부터 공부방 인테리어 소품까지 신학기 관련 상품 기획전을 진행했으며, 현대백화점은 현대H몰을 통해 뉴발란스, K-SWISS, 반스, 리복 등 8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신학기 가방 기획전’을 실시했다.

올해는 특히 신학기 대목을 맞아 아웃도어 키즈 브랜드가 엄마마음 잡기에 분주했다.

 

입학 시즌 필수품인 초등학교 가방에 대한 학부모들의 눈높이가 올라가면서 올해는 기능성을 강조한 아웃도어 업체들의 초등학생용 백팩 출시가 대거 이어진 것.

네파 키즈, 블랙야크 키즈, 닥스 키즈, 휠라 키즈 등이 초등학생용 가방애 고급 기능을 탑재해 백팩 제품을 출시했다.

이 밖에도 어두운 밤 아이들의 안전 귀가를 도모할 수 있도록 빛을 반사하는 '안전 반사 라벨'이 어깨 끈과 가방 전면부 등에 부착돼 있는 노스페이스 백팩 등이 높은 인기를 끌었다.

▶"내 자식 기죽을까"…초등학생 책가방 '新등골브레이커

일각에서는 신학기를 앞두고 초등학생들을 겨냥한 고가 상품이 유행처럼 번지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때 일부 초등학생 사이에서 70만 원에서 100만 원대의 초고가 책가방 ‘란도셀’ 열풍이 분 적이 있다. 

란도셀은 일본에서 지진 등 자연재해로부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설계 된 가방으로 초등학생들의 필수품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일부 학부모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더니 점차 열풍으로 번졌다. 신종 '등골브레이커'라는 말이 나올 정도가 되자 대형 할인점에서 란도셀 할인 기획전을 열기도 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정 모씨(35)는 “모든 가계 지출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아이에게 입히고 먹이는 것만큼은 늘 최고로 해 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라며 "고가의 제품이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학교에서 아이가 기 죽을까 걱정 돼 무리해서라도 사주려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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