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소비량 감소세, 불황 타개 일환…전문성 갖추고 디저트 시장 공략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유업계가 ‘소프트아이스크림’에 빠졌다.

국내 유업계의 시름이 깊다. 최근 저출산으로 인한 어린이 인구가 감소한데다가 우유를 대체할 영양 간식이 늘어나면서 우유 소비량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업계는 우유를 활용한 디저트 시장을 새로운 돌파구로 모색하고 있다. 특히 소프트아이스크림을 활용한 상품은 유업계에게는 안성맞춤 전략이라는 평가다.

▶아이스크림 경쟁 중인 유업계

최근 빙그레와 롯데푸드 파스퇴르가 소프트아이스크림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달 14일 빙그레는 롯데백화점 잠실점 지하 1층 식품관에 ‘소프트 랩(SOFT LAB)’을 오픈하고 국내산 우유로 만든 소프트아이스크림을 판매 중이다. 또 빙그레의 대표 상품인 '바나나맛우유'의 콘셉트를 활용한 ‘옐로우카페’를 열어 시장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파스퇴르도 최근 롯데백화점 평촌점에 ‘파스퇴르 밀크바’를 오픈해 소프트아이스크림 등을 활용한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다.

사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이들보다 먼저 소프트아이스크림 시장에 뛰어들었는데, 벌써 마니아층이 형성될 정도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2014년 남양유업은 ‘백미당1964’ 운영을 시작해 디저트 맛집으로 입소문을 탔다. 최근까지도 매장 앞에서 줄을 서는 고객들도 있는 상황.

매일유업은 자사의 커피전문점 폴바셋에서 ‘상하목장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호응을 얻자 매일유업은 별도의 매장을 차려 ‘상하목장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우유를 활용한 디저트는 유업계에서 자신있게 밀고 나갈 수 있는 아이템이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유업계 관계자는 “소프트아이스크림은 탈지분유를 사용한 저가형 상품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 폴바셋, 백미당 등에서 소프트아이스크림을 활용한 고급디저트가 인기를 끌면서 활용도가 높아졌다"면서 "유업계가 우유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아이스크림 사업에 진입하는데는 많은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아이템은 같아도 사업방향은 제각각

유업계가 일제히 소프트아이스크림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사업의 방향은 제각각이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은 자사의 매장을 확대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를 판매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반면 롯데푸드는 파스퇴르 제품의 상품성을 홍보하는데 주력한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파스퇴르의 원료와 품질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파스퇴르 밀크바에서 소프트아이스크림 외에도 밀크쉐이크 등 다양한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다"면서 "추후 매장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빙그레는 B2C(기업 대 소비자) 대신 B2B(기업 대 기업) 방식에 집중하기로 했다.

빙그레의 소프트 랩 매장은 팝업스토어로 한정 운영될 예정이다. 소프트 랩은 타사처럼 판매에 집중하기보다 소비자들의 반응과 의견을 참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된다.

빙그레 관계자는 "소프트아이스크림 특성상 제조기계가 있어야 샘플 제공이 가능하기 때문에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매장에서 설문조사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까지 가맹사업이나 직영카페 사업을 진행할 의도가 없는 상태로 아이스크림 재료 납품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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