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룸, 스티어링휠 등 발생, 지난해 미국서도 문제…사 측 "원가절감 추측일뿐, 수송 중 바닷물 원인 추정"

[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토요타 ‘뉴캠리’ 차량에서 잇따라 녹이 발생하면서 원가절감을 위해 방청 작업을 미흡하게 처리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뉴캠리' 이곳저곳 ‘녹' 투성이

지난 11일 네이버 카페 ‘뉴캠리클럽’에는 뉴캠리를 구매한 한 소비자가 차량 인수 2일만에 엔진룸에서 녹을 발견했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 인수한지 2일된 '뉴캠리'의 엔진룸에서 녹이 발견됐다(출처=네이버카페 '뉴캠리클럽')

즉시 입고해 정비를 받았으며, 서비스센터 측에서도 녹 상태가 심각하다는 평가를 내릴 정도였다.

작성자는 “서비스센터에서 깨끗히 청소했다고 하지만 너무 속상하다 요즘 혼다 차량들도 말이 많던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뉴캠리 차주들이 모이는 커뮤니티들을 살펴보면 녹 발생 부위가 엔진룸에 국한되지 않는다.

또 다른 인터넷 카페인 ‘캠리와 사람들’, ‘러브캠리’ 등에는 운전석과 조수석 등에서도 녹을 발견했다는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또 인수 직전에도 녹을 발견했다는 게시글도 있었다.

국내에서 토요타 차량에서 녹이 발생하는 문제는 최근에 주목을 받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지난해 논란이 됐다.

▲ 캠리와사람들, 러브캠리 등 캠리 차주들이 최근 부식 논란이 주목을 받으면서 불안에 떨고 있다(출처=해당 커뮤니티 캡처)

지난해 11월 토요타가 미국에서 판매한 픽업트럭 및 SUV 150만 대 가량이 녹 방지 작업(방청작업)이 미비했다는 이유로 차주에게 총 34억 달러(한화 3조9,680억 원, 당시 환율 기준)를 지불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때문에 뉴캠리 외에 토요타 차주들은 혹시 자신의 차량도 녹이 발생할 수 있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당장 녹 문제가 현실이 된 뉴캠리 차주들은 사례들을 서로 공유하면서 녹 상태, 차량 안전, 녹 제거 방법 등을 공유하며 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이다.

▶‘방청작업 미흡’ 주 원인…원가절감 때문에?

토요타 뉴캠리 모델의 녹 발생 원인으로는 방청작업이 미흡한 결과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방청작업이란 차체에 녹이 슬거나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방청제를 도포하는 작업으로 통상 물이 많이 튀는 차량 하부와 엔진룸에 이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문제는 완성차 업체가 원가 절감을 위해 방청작업을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의혹이다.

▲ 토요타 '캠리'(출처=토요타코리아 홈페이지)

김종훈 한국자동차품질연합 대표는 <동아오토>와의 인터뷰에서 “차량에 녹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방청 작업 미흡이 꼽힌다”며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차량들 역시 원가절감 차원에서 방청작업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부식의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원가절감을 위한 저질 부품 사용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며 “제조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사의 경우 납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마진이 작기 때문에 값이 저렴한 저질 재료를 납품하고 이익을 높이려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토요타코리아 관계자는 “원가절감을 위해 방청작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추측에 불과하다”며 “원인은 아직 조사 중에 있으나, 미국공장에서 생산한 후 한국 수입 과정에서 해수나 해풍 등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부식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토요타는 해당 문제가 일어난 차량의 소유주에게 안내를 하고 수리를 받을 수 있게끔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토요타 차량을 믿고 선택한 소비자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필수 교수는 “완성차 업체들은 우선 좋은 부품을 사용하는 것이 전제돼야 하고 이후에는 고객에게 전달되는 기간(회전율)을 줄이거나 차량 수송 및 보관 시에 수분 접촉을 줄이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 9일 또다른 일본 완성차 업체인 혼다의 ‘올 뉴 CV-R’ 차량에서도 녹이 발생했다. 녹은 스티어링 휠(운전대)과 운전석 내부에서 발견됐으며 국토교통부가 조사에 착수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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