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지금 배달 중③

[컨슈머치 = 송수연 안진영 기자] 그야말로 배달의 민족이다.

2017년 기준 음식배달 어플리케이션(이하 앱) 연간 거래액 규모는 2조 원을 넘어섰다. 엄청난 규모다. 앞으로 12조~14조 원 규모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O2O 기반의 배달 대행 서비스로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이 시장에서 반응을 얻자 배달 시장은 큰 경쟁의 장이 됐다.

배달의민족을 비롯해 배달통, 요기요, 배달365 등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시장 규모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 배달앱, 이제는 일상

출처=통계청 블로그.
출처=통계청 블로그.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국내 소비자들은 10번의 식사 중 4번은 '집밥'이 아닌 외부 음식을 먹는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2018 배달 앱 이용 및 배달료 이슈’ 인식 평가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외부 음식을 먹을 때 배달앱 서비스를 가장 많이 사용했다.

실제로 만 15세~ 59세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이 설문조사(중복응답 가능)에서 응답자의 68.5%는 ‘배달앱’을 이용했다.

외식으로 외부 음식을 먹는 경우는 67.3%로 배달과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직접 가서 먹는 외식 보다 배달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은 배달이 일상 속까지 깊이 파고 들어와 있음을 보여준다.

이 자료에 따르면 배달앱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절반을 차지했다.

출처=통계청 블로그.
출처=통계청 블로그.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2018 밀레니얼 시대의 식사법’이라는 자료에도 이를 방증하는 결과가 몇몇 포착됐다.

이 조사는 전국 17개 시도의 19세~ 34세 남녀 9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10명 중 9명(93.8%)은 최근 6개월 내 배달 음식을 취식한 경험이 있고, 이 가운데 배달앱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55.3%를 차지해 절반을 넘었다.

배달앱 재이용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1인가구와 비친족가구가 긍정적 의향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내 향후 배달앱 서비스 이용 가능성이 높은 집단으로 주목했다.

■ 편한 주문, 좋은 서비스 ‘만족스럽다’

배달앱을 선호하는 이유 중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편리성’이라는 이유가 컸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4.4%가 배달앱을 이용하는 이유로 검색와 주문, 결제까지 모두 한 번에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서울 마포구의 이 모씨는 “사실 예전에는 배달 음식을 먹겠다고 마음먹어도 뭘 먹어야 할지 생각하는 것부터 곤혹스러웠는데 앱만 켜도 우리 동네 맛집이 다 보이고, 손가락 몇 번만 까딱하면 배달까지 되니까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 차 모씨는 “예전에 전화로 배달을 시킬 때는 어떤 메뉴가 있는지 묻거나 배달이 되는지 안 되는지, 얼마부터 배달되는지 일일이 물어봐야 했다”면서 “지금은 배달앱을 통해 메뉴도 충분히 고민하고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편하게 주문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이와 함께 쿠폰과 마일리지, 가격 할인 등의 혜택이 다양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인 fert****는 “배달앱을 신뢰하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대표 배달앱 3사 모두 첫 주문시 3,000~5,000원까지 할인 혜택을 주고 때마다 할인 이벤트를 해서 야식비를 아끼고 있다”며 “작은 절약이 되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게 된다”고 전했다.

서울 서초구의 백 모씨는 “아이가 아직 어려서 이유식 만들고 나면 저녁 차릴 시간이 없는데 배달앱에서 요일별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부분이 있어서 자주 이용한다”며 “어제는 비비큐가 50% 할인하길래 주저 없이 주문했다”고 웃음을 지어보였다.

과거에는 중식, 치킨, 피자 등으로 배달을 통해 먹을 수 있는 음식은 한정적이었나 최근 일식과 양식은 물론이고 디저트까지 배달돼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진 것도 만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는 아이디 we*****는 “남편 생일 케이크를 미처 준비 못했는데 배달앱으로도 주문할 수 있는 곳이 있어 케이크와 디저트를 주문했다”면서 “조각 케익으로 주문했는데도 딱 맞는 케이스에 망가지지 않고 배달돼 놀랐다”고 평가했다.

■ 배달앱에 대한 믿음은 부족

편하게 자주 이용하지만 소비자들의 배달앱에 대한 믿음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배달앱으로 주문한 음식은 양이 적을 것이라는 불신이 많았다.

대형 포털사이트 등에 올라온 후기를 살펴보면 직접 이러한 경험을 했다는 소비자들이 주의를 당부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육아 카페 회원 tndy****은 “동네 보쌈집에 배달앱으로 주문했는데 일반 전화 주문보다 양이 적은 느낌을 받았다”며 “최근에는 주문한 치킨 집은 음료 사이즈를 한 사이즈 작은 걸로 서비스 하더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외식업체도 자주 듣는 지적이긴 하지만, 앱 내 주문 메뉴의 이미지와 실제 음식과 차이가 크다는 점도 배달앱의 불신을 키우는 데 한 몫하고 있다.

가격에 대해서도 신뢰도가 떨어져 있었다.

재테크 카페 회원 닉네임 옥스포****는 “개인업체는 앱 내 가격을 일반 전화주문보다 비싸게 올려두는 경우도 많다”며 “자주 시켜 먹는다면 확인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당부했다.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제각각인 배달료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었다.

서울 성북구의 김 모씨는 “어떤 매장은 1인분에 1,000원씩 배달료를 받더라”며 “많이 시킬수록 배달료를 더 받는 구조인데, 배달료를 깎아줘도 모자랄 판에 더 받는다니 황당하더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소비자는 “같은 가맹점인데도 배달료에 차이가 있었다”면서 “어느 지점은 2,000원이고, 어느 지점은 3,000원 인데 도대체 배달료 기준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고 인상을 찌푸렸다.

한편, 배달 음식의 과대 포장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음식을 주문하고 나면 처리해야 할 일회용 쓰레기들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의견이다.

아이디 miom****는 “앱으로 주문, 결제하고 받는 과정을 편하지만 다중 포장과 소스나 찬을 각기 담아 보내면서 먹고 치우고 정리할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온다”며 “뒷정리가 감당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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