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LG생활건강이 운영하는 로드숍 브랜드 더페이스샵이 공식 온라인몰을 통한 쇼핑 서비스를 종료했다.

오프라인 가맹점주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고심한 끝에 결단을 내린 것인데, 온라인몰 판매를 접는 극단적 선택이 능사는 아니었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가맹점과 상생 위해?…소비자는 어쩌나

더페이스샵에 따르면 회사 내부 정책으로 인해 6월7일자로 더페이스샵 온라인몰에서 구매 서비스가 종료됐다.

이에 대해 더페이스샵 측은 “가맹점주들과 상생 차원에서 온라인 쇼핑 서비스 중단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말부터 더페이스샵은 가맹점주와 갈등을 겪었다. 더페이스샵 매장을 운영하는 가맹점주들은 회사가 가맹점과 상생을 외면하고 있다며 이를 규탄하는 집회를 이어나갔다.

로드숍 화장품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본사의 온라인 할인정책이 가맹점주를 더 힘들게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더페이스샵 가맹점주협의회 측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무차별 할인 판매로 거리의 매장은 테스트만 하는 곳으로 변질됐다”고 호소했다.

이후 오프라인 매장 전용 제품을 내놓거나 할인 기간을 온라인보다 1~2일 더 길게 하는 등 가맹점과 상생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갈등이 반 년 간 지속되자 결국 교육지책으로 온라인몰 판매 중단 결정을 내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갑작스러운 온라인 판매 중단에 혜택과 편의성을 잃게 된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세다는 점이다.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백화점 화장품도 온라인으로 구매가 가능한 시대에 로드숍 제품을 반드시 매장에서만 사야하는 상황을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소비자 A씨는 “안 그래도 요즘 매장이 줄어 오프라인에서 사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 갑자기 온라인 구매를 막으니 난감하다”며 “차라리 다른 브랜드숍을 이용하고 말지 오프라인을 발길을 옮기진 않을 것 같다. 이건 상생이 아니라 같이 죽자는 거나 다름이 없다”고 토로했다.

■“면세 화장품 재판매 막고, 매장 구매 시 혜택 키워야”

소비자들 역시 오프라인 가맹점주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는 대체로 이해한다는 반응이다. 다만 더페이스샵이 가맹점과 상생 방법을 찾는 흐름이 잘못됐다는 점을 지적한다. 오프라인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온라인 구매를 아예 없애는 극단적 방법을 취할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 구매 시 소비자 혜택을 늘리거나 온라인 주문을 오프라인으로 연계시키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는 것.

또한 오프라인 가맹점주들을 힘들게 만드는 근본적 원인인 면세점 물품 불법 유통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소비자 B씨는 “온라인 판매가 문제가 아니라 면세점 재판매가 가장 큰 문제 아니냐. 세일 기간도 아닌데 면세점 물품을 세일 가격대로 계속 팔고 있으니 가맹점주들이 힘들 수밖에 없다”며 “온라인 구매를 막을 것이 아니라 매장에 직접 가서 샀을 때 할인 혜택을 더 주거나 오프라인 픽업 서비스 등을 운영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면세점 화장품 재판매는 보따리상들로 인해 피해를 입은 가맹점주들의 시름이 커진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결국 관세청은 6월부터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화장품 등이 국내 불법 유통됨으로써 건전한 시장 질서를 해치고 있다는 판단 하에 면세점용 물품에 의무 표시제를 도입을 결정했다. 이에 더페이스샵도 지난 5월부터 면세표기를 시행하고 있지만 불법 유통을 원천 차단하는 효과를 발휘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 경로를 다각화가 중요한 과제인 시대에 가맹점주와 상생을 위해서라지만 누구도 이득을 볼 수 없는 해법을 내놨다”며 “이번 온라인 직영몰 폐쇄 결정은 결국 더페이스샵의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