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지역 약 200km 거리에 위치한 공장서 제품 생산
국내 판매되는 제품 중 '일본산' 비중이 절반
사측 "한·일 양국서 철저한 검사 진행…안전성 문제 없다"

(출처=킷캣 홈페이지 캡쳐)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네슬레의 대표 프리미엄 초콜릿 브랜드 ‘킷캣’의 원산지가 일본 방사능 위험 지역인 후쿠시마 인근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품 안전성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인터넷커뮤니티에는 ‘킷캣 초콜릿 원산지 일본, 후쿠시마 168km 거리 일본 공장’이라는 게시글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관심을 모았다.

네슬레에서 판매하는 유명 초콜릿 브랜드 ‘킷캣’ 제품의 원산지가 일본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며, 마트에서 시식용 초콜릿을 아이들에게 먹이는 부모들이 많은데 대부분 원산지를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신경 쓰인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게시물의 작성자는 “네슬레 킷캣 오리지널과 그린티 초콜릿의 원산지는 일본”이라며 “네슬레 ‘kasumigaura factory’를 지도에서 찾아보면 후쿠시마에서 불과 168km 떨어진 곳”이라고 설명했다.

작성자는 이어 “첨부한 지도는 후쿠시마 2원전으로, 사고 난 후쿠시마 1원전은 북쪽으로 17km 더 올라간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출처=구글맵 검색 캡쳐)
(출처=구글맵 검색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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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해당 공장은 현재 일본 이바라키현의 남부 가스미가우라 시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2011년 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현에서 약 200k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해당 글을 본 누리꾼들은 “왜 이런 걸 수입해서 파는 것이냐”, “우리 아이들 자주 사먹는 제품인데…”, “당연히 미국 제품 인줄 알았다”, “전혀 몰랐던 사실”, “평소 킷캣을 자주 먹었는데 이제 걸러야 겠다”, “방사능 오염 위험을 감수하면서 초콜릿을 사먹지는 않을 듯”, “태국에서 산 킷캣 녹차맛은 말레이시아산이던데”, “앞으로 건강을 위해 원산지 확인을 필수로 해야 하나”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에 대항하기 시작된 불매운동은 단순히 일본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선을 넘어 원산지가 일본이거나 원재료 중 일부라도 일본산인 경우까지 꼼꼼히 따져 장바구니에서 가차 없이 빼버리는 수준으로, 일본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이러한 와중에 일본 안에서도 방사능 오염 문제가 우려되는 후쿠시마 인근에서 제조된 초콜릿을 들여온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은 네슬레에 대한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출처=네슬레 킷캣 홈페이지 캡쳐)
(출처=네슬레 킷캣 홈페이지 캡쳐)

스위스 브베에 본사를 두고 있는 네슬레는 한 해 매출이 100조 원이 넘는 세계 최대 글로벌 식품기업 중 한 곳이다. 

네슬레는 국내에서 ‘킷캣’ 외에도 '네슬레 베바', '네슬레 거버', '부스트'와 '네스카페 돌체구스토' 등을 주요 브랜드로 포함해 캡슐 음료, 제과, 뉴트리션 등 다양한 사업 분야를 운영하고 있다.

킷캣 원산지와 관련해 네슬레코리아 관계자는 “일본산의 경우 후쿠시마에서 약 200km 거리에 있는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국내에서 유통되는 킷캣 제품의 원산지는 일본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독일 등으로 다양하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제품 생산 이후 일본 현지에서 방사능 검사를 거칠 뿐 아니라 한국에 들여온 이후에도 식약처에서 진행하는 방사능 검사가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아주 미량이라도 방사능 물질이 검출된다면 원천적으로 수입이 차단되는 시스템”이라며 “제품 안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네슬레코리아 측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국내에서 판매한 킷캣 제품 중 일본산의 비중은 중량을 기준으로 약 50% 정도다.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는 차원에서 향후 일본산 비중을 줄이는 방안 등의 대책 이 나올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써는 네슬레코리아 측이 따로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는 입장이다.

네슬레코리아 관계자는 “일본과 한국, 양국에서 수차례에 걸쳐 안전성 검사를 통과한 제품이기 때문에 분명하게 안전하다 말씀드릴 수 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한편 한국 네슬러와 롯데는 지난 2013년 국정감사를 통해 일본 원전사고 발생 후 일본산 식품 수입을 늘린 사실이 드러나 지탄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민주당 양승조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원전 사고 이후 3년간 가공·원료 식품 1479톤을 일본 원전사고 장소와 인접해 수산물 수입이 전면 금지된 후쿠시마 등 인근 8개현에서 수입했다.

이는 한국 네슬레가 같은 기간 일본에서 수입한 총량인 1592톤의 93% 수준으로, 사실상 대부분을 8개현에서 수입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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