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바람과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는 겨울을 지나는 가운데 농‧산촌에서 난방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화목보일러는 자칫 대형 화재의 시초가 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장덕진)이 농·산촌에 설치된 가정용 화목보일러 18대의 안전 실태를 조사했다.

화목보일러는 화목(火木) 등 목재 연료를 사용해 90℃ 이하의 난방수 또는 65℃ 이하의 온수를 만드는 보일러로 표시 난방출력이 70kW 이하이며 주로 옥외(보일러실 등)에 설치된다.

조사결과 일부 사용자가 보일러 옆에 나무 연료‧부탄가스 등과 같은 가연물을 쌓아두는 등 안전 수칙을 준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목보일러(출처=한국소비자원)
화목보일러(출처=한국소비자원)

조사대상 화목보일러 18대 중 17대(94.4%)에서 화목보일러 안전관리 매뉴얼(소방청‧한국소방안전원)에서 권고하는 가연물 안전거리(2m 이상)가 지켜지지 않았다.

화목보일러 가까이 땔나무‧라이터 등의 가연물이 있을 경우 보일러의 불티가 튀거나 복사열의 영향으로 불이 붙을 우려가 있다.

또한 화목보일러의 복사열로 인한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본체와 벽‧천장 사이의 간격(60cm 이상)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보일러실 등 실내에 설치된 15대 중 11대(73.3%)는 보일러 본체와 벽‧천장 간 거리가 60cm 미만이었다.

연소 중에 발생하는 재와 그을음 등이 연통 내부에 쌓이면, 연통이 과열되고 퇴적물에 불이 붙어 주변 가연물로 옮겨붙을 위험이 있다. 따라서 연통을 주기적으로 청소하고 올바른 연료 사용법을 준수해야 한다.

‘화목보일러 안전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3개월에 한 번 연통을 청소해야 하는데, 특히 젖은 나무가 연소되는 경우에는 그을음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 때는 3~4일에 한 번씩 청소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설문조사에 응한 17가구 중 젖은 나무를 연료로 사용하는 곳이 절반 이상(9가구, 53.0%)이었다. 화목보일러 이용 시 사용한 연료를 잘 확인하고 그에 따른 연통 청소 주기를 지켜 화재의 위험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 화목보일러 주변의 화재안전시설을 확인해보니 18대 중 5대(27.8%)만이 근처에 소화기가 비치되어 있었다.

또한 화재감지기가 설치된 곳은 1가구(5.6%)에 불과해 화재 발생 시 신속한 초기 대응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화목보일러와 가연물 간 거리를 2미터 이상 유지하고, 보일러 인근에 소화기를 비치하는 등 화목보일러 안전수칙(‘화목보일러 안전관리 매뉴얼’ 등)을 준수하라"고 당부했다.

[컨슈머치 = 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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