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따뜻한 감성과 마블의 액션·모험이 합쳐졌을 때
※ 본 기사는 주관적인 리뷰이며 일부 영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제작비 1억6,500만 달러. <어벤져스>, <아이언맨>, <토르> 등 히어로 시리즈로 유명한 마블 코믹스와 애니메이션 명가 월트 디즈니의 첫 번째 콜라보레이션으로 제작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던 <빅 히어로>가 한국에서 누적 관객 수 200만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해 애니메이션 영화 최초로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초대박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을 탄생시킨 월트 디즈니가 올 겨울 극장가로 또 한 번 ‘동심’을 찾는 성인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것.
<빅 히어로>는 천재 공학도 형제 ‘테디’와 ‘히로’가 만든 힐링로봇 ‘베이맥스’가 가장 사랑스러운 슈퍼히어로로 거듭나는 액션 어드벤처다.
▶풍선 로봇?…상상한 적 없는 슈퍼 히어로!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슈퍼히어로가 등장했다. 천재 공학도 ‘테디’가 개발한 힐링로봇 ‘베이맥스’가 바로 그 주인공. 흔히 ‘로봇’이라고 하면 상상하게 되는 강력한 무기와 강철로 이뤄진 세련되고 멋진 외관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풍선처럼 푹신한 몸집을 소유한 베이맥스는 걷는 것조차 버거워 보여 본의 아니게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귀여운 캐릭터다. 기존 전형적인 영웅들이 남자다운 성격의 완벽한 근육질이라면, 베이맥스는 눈사람 같은 귀여운 체형과 따뜻하고 이타적인 성격으로 차별화된 새로운 영웅의 모습을 보여준다.
“1점부터 10점 사이에 통증이 어느 정도야?”
치명적인 몸매로 꼭 안기고 싶게 만드는 힐링로봇 ‘베이맥스’가 불의의 사고로 형을 잃고 괴로워하는 주인공 ‘히로’에게 줄기차게 묻는 말이다. 사실 베이맥스는 싸움을 전제로 만들어진 로봇이 아닌 인간의 건강관리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른바 ’힐링로봇‘이다.
베이맥스는 누군가 다치거나 괴로워할 때 자동으로 반응해 치료가 필요한 상대에게 1점부터 10점 사이를 기준으로 통증이 어느 정도인지 물으며 상태를 체크한다. 이후 1초 동안 전신 스캐닝을 통해 신체의 모든 증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치료를 돕는다.
“상실감에 가장 좋은 치료법은 위로와 포옹이야”
믿고 의지하던 형 ‘테디’를 잃은 ‘히로’의 마음 속 통증은 10점 보다 더 클 것이다. 비록 베이맥스는 히로를 치유할 수 있는 기술적인 의료 장치는 없지만 사람을 위로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소유한 로봇이다.
▶개성만점 캐릭터들…고퀄리티 영상미 까지
<빅 히어로>의 원작명은 <Big hero 6>이다. 그래서 일부는 시리즈가 6편 까지 나온 것으로 오인하지만 여기서 숫자 6의 뜻은 주인공을 포함한 6인의 등장인물을 칭하는 표현이다.
14살짜리 천재 히로는 형의 죽음에 대한 의문을 풀고 자신이 개발한 마이크로로봇 기술을 되찾기 위해 베이맥스와 더불어 4명의 괴짜친구들 고고(Go Go), 와사비 노 진저(Wasabi No Ginger), 허니 레몬(Honey Lemon), 프레드(Fred)를 슈퍼영웅으로 변신시킨다.
디즈니 최초 등장하는 한국인 캐릭터인 고고는 움직임과 체형을 한국 스피드 스케이트 선수들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됐다는 후문이다. 또한 존 웨인, 클린트 이스트우드, 게리 쿠퍼 등 카우보이 캐릭터들을 참고해 시크하고 터프한 동양 여성 캐릭터가 탄생했다.
이 외에도 수더분하게 생긴 외형과 달리 재벌가 도련님 설정의 만화 마니아 프레드, 악당에게 쫓기는 위기의 순간에도 교통법규를 철저히 지키는 섬세한 성격의 근육남 와사비, 화학 천재 괴짜 미녀 허니 레몬까지 개성 뚜렷한 캐릭터들이 총 출동한다.
또한 퀄리티 높은 작화와 CG, 화려한 샌프란시스쿄(샌프란시스코와 도쿄를 합쳐 만든 가상 도시) 전체를 한 눈에 담을 수 있었던 비행신의 섬세한 연출력은 디즈니와 마블의 시너지가 만들어 낸 최고의 선물이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조급하게 자리를 털고 일어서지 말 것.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하는 쿠키영상을 놓칠 수 있다.
2014년 1월 21일 개봉. 전체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