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자신을 변호하던 여성 변호인에게 폭력을 행사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는 물론 중국 등 해외에서도 가파른 성공가도를 달리던 화장품 전문기업 네이처리퍼블릭이 연거푸 반복된 ‘오너리스크’에 발목을 붙잡히게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사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침묵하고 있다.

▶도박 사건 연루 이어 폭행 논란까지 끊이지 않는 '잡음'

100억 원대 해외 원정도박으로 구치소에 수감 중인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지난 25일 자신을 변호했던 변호사 최 모(46)씨를 폭행한 혐의로 고소 당하면서 또 한번 구설에 올랐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정 대표 항소심을 변호하던 변호사가 서울구치소에서 욕설과 함께 폭행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15일 접수했다.

12일 면담 도중 정 대표가 착수금을 돌려달라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자 욕설을 퍼부으며 문 밖으로 나가지 한 채 폭력을 행사 했다는 것이 최씨의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손목을 잡고 의자에 강제로 주저앉히면서 전치 3주 부상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운호 대표의 법무대리인 측은 "항소심에서 보석으로 석방되게 해주겠다는 명목으로 소송위임계약서를 작성도 하지 않은 채, 사회통념에 비춰 현저히 부당한 거액의 수임료를 요구하고 이를 취득한 최모 변호사에 대한 진정 및 진상조사를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의뢰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 측은 이어 "현재 정 대표는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상태이기 때문에 고소 및 일방적인 언론 보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최모 변호사와 정 대표 사이의 거래관계가 사실과 다르게 보도되고 있다"며 일방적 언론 보도에 대한 자제를 촉구했다. 

폭행 사건의 발단이 ‘착수금 20억 원’ 문제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과도한 수임료에 대한 논란으로 불이 옮겨 붙고 있다. 변호사 최씨가 과도하게 높은 수임료를 챙겼다는 논란에 대해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진상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선장 없이 항해 중인 ‘네이처리퍼블릭호’ 어디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는 지난해 9월 검찰이 해외 도박을 알선한 조직폭력배들을 수사하던 과정에서 100억 원대 상습도박 혐의가 드러나 구속 기소됐다.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 받은 정 대표는 항소심에서 4개월의 형량을 감형 받았으나 실형을 피하지는 못했다.

때문에 네이처리퍼블릭은 중요한 시기 갑작스러운 대표의 부재로 국내외 사업 확장에 반년간 제동이 걸린 상태다.

   
▲ 지난해 네이처리퍼블릭 실적 (자료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결국 최근 몇 년간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꾸준한 성장세를 이뤘던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해 경쟁업체에 비해 아쉬운 성적표까지 받아 쥐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2,847억 원으로 전년대비 11.5% 성장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30% 이상 급감했다.

LG생활건강(대표 차석용) 더페이스샵, 아모레퍼시픽그룹(대표 서경배) 이니스프리, 에이블씨엔씨(대표 서영필) 미샤가 ‘브랜드숍 3강’ 체재를 구축한 가운데 올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루며 상위권에 안착한 잇츠스킨(대표 임병철)과도 대조적이다.

한편, 네이처리퍼블릭은 기업공개(IPO) 작업도 불투명해졌다.

당초 2심에서 4개월 감형 받아 오는 6월 초 출소가 확정됨에 따라 대표 복귀와 함께 주춤했던 상장 작업도 다시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이번에 불거진 폭행 논란으로 회사가 또 한 번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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