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최근 국내를 대표하는 두 포털사, 카카오와 네이버가 각각 대기업 규제 완화와 해외 증시 상장 등을 통해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 대기업 지정 자산 규모 기준 늘려

지난 9일 정부가 관계 부처 협의 및 경제관계 장관회의를 거쳐 ‘대기업 집단 지정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발표하며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에 따라 대기업 집단 지정 기준을 5조 원에서 10조 원으로 상향 조정, 기존 대기업 중 37개 업체가 ‘대기업’ 카테고리에서 빠지게 됐다.

이번 상향 조정은 1987년 대기업 지정 기준으로 자산 총액 4,000억 원을 정한 이후 5번째 변경이다.

현재 대기업으로 지정되면 상호·순환출자 금지, 채무 보증 제한, 금융 보험사 의결권 제한, 총수일가 사익 편취 규제, 공시 의무 등 공정거래법상 집중 억제 시책이 적용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측은 “2008년 현행 5조 원 기준 도입 후 시간이 지나면서 경제 여건의 변화를 반영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며 “그간 국민 경제 및 기업들의 자산 규모가 상당히 증가했다”고 이번 규제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공정위는 “대기업 집단 지정 시 각종 규제가 동시 적용돼 기업들의 규제 체감도가 높았다”며 “특히 기업집단 규모와 상관없이 동일 수준의 규제가 일괄 적용돼 일부 하위 집단의 성장을 저해할 수 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고 덧붙였다.

▶‘숨통’트인 카카오

카카오는 지난 2014년 다음과의 합병을 통해 기업 규모를 확장하는데 이어 지난 4월 로엔 엔터테인먼트를 인수, 자산 총액 5조 원을 돌파하며 국내 ‘대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자산 총액 5조830억 원으로 대기업에 지정됐던 카카오는 현재 정부가 분류하고 있는 65개 업체들 중 가장 적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번 규제 완화를 통해 카카오가 대기업 집단에서 빠지게 되면서 각종 규제들로부터 한결 자유로워지게 됐고, 카카오 측은 이에 반기는 분위기다.

자산 규모 기준을 넘어 대기업 분류에 들어가긴 했지만, 카카오는 주요 사업이 이외에 스타트업 등 소규모 사업이 많았던 터라, 차등없이 동일하게 적용되는 규제 방안에 앓는 소리를 해왔다.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일정 부분이상 투자 받기 어려웠고, 주력하고 있는 O2O 사업 확장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대기업 틀을 벗어나면서, 스타트업 등 분야에서의 투자 유치가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추진 중이던 카카오뱅크나 홈클린 등 O2O 사업 확장도 원활한 추진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이버, 라인 상장 통해 글로벌 영향력 키운다

약 4조4,000억 원의 자산 규모로서 이듬해 대기업 지정을 앞두고 있던 네이버도 이번 규제 완화를 내심 반기는 모양새다.

대기업 지정 자산 규모가 10조 원으로 늘어나면서, 약간이나마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이사회를 통해 해외 증시 상장도 결정됐다.

네이버는 지난 10일 자회사인 라인 주식회사를 뉴욕·도쿄 증시에 동시 상장 추진, 신주발행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으로서 해외 자회사를 성장시켜 뉴욕과 도쿄 증시 두 곳에 모두 상장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2016년 1분기를 기준으로 전세계 2억1,800만 명이 이용 중인 라인은 글로벌 메신저 점유율에서 왓츠앱, QQ모바일, 페이스북 메신저에 이은 4위에 위치하고 있다.

라인의 경우 일본, 대만, 태국 등에서 독자적 플랫폼 및 현지화 전략을 통해 소비자들을 사로잡는데 성공했고, 현재 대만과 태국에서는 독보적인 메신저 점유율을 차지하며 ‘국민 메신저’로 쓰이고 있다.

네이버는 라인 주식회사 신주발행 방식으로 3,500만 주(일본 1,300만/일본 외 2,200만)를 공모할 계획으로, 상장 예정일은 뉴욕 7월 14일, 도쿄 7월 15일이다.

업계에서는 라인 상장 시 시가총액 약 6조5,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자금 조달 규모는 약 1조 원 가량으로 전망하고 있다.

네이버는 “라인 주식회사가 독자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를 확보해,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며 “라인 주식회사의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통해 글로벌 M&A 등 전략적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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