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혼밥족, 혼술족 새 문화…간편식 시장 세분화·다양화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그리고 다시 ‘1인 가구’로 일반적인 가구 구조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식품·유통업계의 주 타켓층이 ‘나홀로족’으로 이동하고 있다.

▶나홀로족 전성시대…간편식 시장 ‘쑥쑥’

1인 가구 증가하면서 ‘나홀로족’이 새로운 소비 주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거주의 개념으로 혼자 집에 머무는 사람을 지칭하는 단편적인 용어인 ‘1인 가구’와 달리 ‘나홀로족’은 사회〮문화적 현상과 흐름에 기반해 조금 더 보다 폭넓은 의미를 내포한다. 단순히 혼자 사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 외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바쁜 생활과 개인화된 성향이 짙어진 것이 나홀로족으로 양산하는 가장 큰 요소로 꼽힌다.

이러한 나홀로족의 증가는 이른바 ‘혼밥족(혼자 밥 먹는 문화)’, 혼술족(혼자 술 먹는 문화)으로 일컬어지는 새로운 소비 시장을 형성 중이며, 시장 규모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귀찮고 번거로운 것을 싫어하고 소형화된 제품을 선호하는 나홀로족의 성향을 딱 맞춘 가정간편식(HMR : Home Meal Replacement) 시장의 성장이 눈에 띈다.

흔히 ▲RTC(Ready to cook), ▲RTH(Ready to heat), ▲RTE(Ready to eat) 등으로 세분화되는 간편식 시장은 2009년 약 7,000억 원 규모였던 것이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1조7,000억 원 규모에 이르렀다. 업계는 올해 시장 규모가 2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 중이다.

때문에 오뚜기, CJ제일제당, 대상, 동원 등 등 국내 굴지의 식품기업뿐 아니라 이마트, 홈플러스 등 유통사들도 각 브랜드 특성을 살린 실속형 가정간편식 라인업과 유통 시스템을 구축해 간편식 시장 우위를 점하려 혈안이다.

▶”편의점을 백화점처럼”

1인 가구 확산에 따른 유통업계 최대 수혜주는 누가 뭐래도 CU〮GS25〮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업체들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보면, 대형마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백화점과 기업형 슈퍼마켓 매출도 휴일 감소의 영향으로 각각 2.7%와 5.4% 줄은 데 비해 편의점 매출은 14.8%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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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편의점은 나홀로족들에게 있어 식사, 디저트부터 장난감까지 100가지 모든 소비를 다 해결할 수 있는 그야말로 ‘백화점’ 같은 존재로 변모했다.

생활필수품 구매 시 대용량 구매를 선호하던 가족 중심 문화에서는 대형마트로 이어지던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개인 중심 문화로 바뀌면서 조금 비싸더라도 집 근처 편의점을 활용하는 등 근거리 쇼핑을 선호하는 추세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또한 편의점 업계에 도시락, 간식류, 유제품 등 히트 PB상품이 탄생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 유인에 가속도가 붙은 점도 주효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 중 71.7%가 편의점 도시락 이용경험이 있다. 이는 지난 2015년 64%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편의점 도시락에 대한 평가도 갈수록 긍정적으로 변하면서 편의점 도시락 수준이 예전보다 좋아졌다고 느끼는 소비자들의 평가가 지난해 69%에서 올해는 87.3%로 증가했다.

이처럼 혜자 도시락, 혜리 도시락, 백종원 도시락 등 품질과 가격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뛰어난 ‘가성비’ 도시락 제품은 1인 가구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편의점 간편식 중 도시락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이상이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최근 도시락은 편의점 27년 역사상 처음으로 스테디셀러인 소주와 바나나우유를 밀어내고 편의점 매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수경기가 침체되면서 대형마트 등에서 한 번에 대량을 구매하는 쇼핑을 자제하는 대신 인근 소매점에서 조금씩 구매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1인 가구의 증가하면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간단한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추세가 계속돼 관련 시장의 규모가 나날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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