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들의 약진과 이제 대형항공사들의 LCC를 출범으로 아시아 항공시장이 무한경쟁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항공센터(CAPA)가 지난 4월 집계한 항공시장정보에 따르면 전 세계 LCC의 점유율이 2001년 8.0%에서 지난해 24.3%로 꾸준히 성장한 가운데 동북아 LCC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0.4%에서 6.8%로 크게 성장했다.

또 아태지역 LCC 좌석 점유율은 2004년 4.5%에서 지난해 19.1%를 차지한 가운데 동북아에 출도착하는 LCC의 좌석 점유율도 같은 기간 0.2%에서 6.2%까지 올랐다.

특히 아태지역 공항 중 LCC 공급석이 많은 상위 35위 공항에 우리나라 제주공항과 김포공항, 김해공항이 각각 12위, 14위, 29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도쿄 하네다(10위), 상하이 푸동(18위)·홍차오(22위), 삿포로 신치토세(24위), 홍콩(31위), 충칭(32위), 쿤밍(34위)공항 등 총 9개 동북아 지역의 공항이 이름을 올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진에어와 에어부산,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이 안착한 가운데 일본에서도 올해 피치항공과 에어아시아 재팬, 제트스타 재팬 등이 취항했다. 중국의 춘추항공과 싱가포르의 스쿠트, 태국의 타이스마일, 필리핀의 에어아시아 필리핀 등도 아시아의 신흥 LCC들로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항공시장의 확대에는 최근 확산되고 있는 항공자유화협정(Open Sky) 체결도 한 몫 했다. 특히 이미 완전한 항공자유화가 이뤄진 유럽연합(EU)과 같이 일본과 중국, 동남아 항공시장도 국가 간 항공자유화협정으로 인해 자격만 갖추면 누구나 취항할 수 있는 '오픈 마켓'으로 변모하고 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 회원국은 2015년 단일 항공시장을 형성하는 항공 협정을 채택했고 일본과 중국도 최근 항공자유화협정을 체결했다. 우리나라도 2006년 중국을 시작으로 태국,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등 동남아권 국가들과 잇따라 항공자유화협정을 체결했다.

최근 국내 항공업계가 항공자유화협정으로 가장 관심을 가진 곳은 극동지역 러시아. 러시아 항공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양국 정부가 한국과 블라디보스토크 간 항공자유화에 합의하면서 무제한 운항이 가능해졌다.

블라디보스토크는 비행시간이 3시간 이내여서 주로 중단거리 국제노선에 집중하고 있는 LCC에게 매력적인 취항지다. 특히 일본과 동남아 등 경쟁이 과열된 기존 노선에서 벗어나 북방지역으로 신규노선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때문에 LCC와 대형항공사 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9월1일부터 인천~블라디보스토크 노선에 B777-200ER 중대형 기종을 투입, 248석 규모의 항공기로 지금까지 운항해온 159석 규모 B737-900ER 항공기보다 100여석을 늘렸다. 운항 횟수 역시 주 7회에서 주 14회로 증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오는 11월16일부터 인천~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을 주 7회 일정으로 신규 취항할 예정이다. 이외에 진에어,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LCC들도 국토해양부에 취항 의사를 전하고 관련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필리핀 노선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물론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까지 배정받으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자유화협정이 확산되면 확산될수록 경쟁을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며 "무한경쟁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대형항공사와 LCC의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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