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분할 필요성·효과 미미, 주가 하락세…사 측 "장기성장·주주가치 제고 도모"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국내 편의점업계 1위 BGF리테일(회장 홍석조)이 인적 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을 추진한다고 밝힌 뒤 오히려 주가가 급락세로 돌아섰다.

지주사 전환이 결정되면 대체로 자회사 가치의 재평가와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 상승동력의 발판이 되기 마련인데 BGF리테일의 경우 이와는 정반대 흐름을 보이면서 시장 평가도 엇갈린다. 

▶깜짝 지주사 발표…오히려 주가 상승에 찬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주사 전환 요건이 강화될 것이 자명해지면서 하루빨리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마무리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당장 다음달 1일부터 지주회사 자산요건이 기존 1,000억 원에서 5,000억 원으로 상향 조정되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 적용을 앞두고 현대중공업, 오리온, 롯데제과, 매일유업, 제일약품 등 업계를 막론하고 지주사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8일 BGF리테일의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이 유독 이목을 끈 이유는 발표 전까지 시장은 BGF리테일의 지주사 전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의 시각으로는 BGF리테일이 지주사 전환을 하면서 사업분할을 하더라도 그 효과가 미비하다고 판단된 것이다.

BGF리테일은 공시를 통해 장기성장을 위한 지배구조 확립을 목적으로 BGF와 BGF리테일을 인적 분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설 사업회사인 BGF리테일이 편의점 연쇄화 사업 부문만 가져가고 분할된 존속법인인 BGF는 지주회사로서 자회사 지분의 관리 및 투자 부문을 영위하게 된다. 분할비율은 BGF가 65%, BGF리테일이 35%다.

분할의 중요성 및 효과에 대해 BGF리테일 관계자는 “각 사업부문별 의사결정 체계 확립 및 경영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통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성장잠재력을 극대화하고 경영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여 기업의 장기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도모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 “분할로 인한 기업가치 변화 크지 않다”

통상적으로 기업 분할 시 자회사 가치 재평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BGF리테일의 경우 분할에 따른 기업가치의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분할의 경우 자회사의 대부분이 편의점 연계 사업이고, 편의점이 이미 충분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받고 있어 재평가 할 부분이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지주사 전환의 의의가 크지 않다는 것.

이 연구원은 “다만 투자회사의 현금성자산 규모와 투자용처에 따라 기업가치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분할 전에는 편의점 사업에 재투자되거나 배당으로 환원되던 대부분의 현금성 자산이 향후에는 신사업 추진 등을 위해 쓰이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재투자에 따른 기업가치의 변동을 감안한 평가다.

한편 지난 수 개월간 고공행진 중이었던 BGF리테일의 주가는 회사 분할 결정 이후 오히려 급락세다. 지난해 12월 22일 8만300원을 기록한 후 현재까지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던 주가가 공시 발표 다음날인 지난 9일 8.33% 하락한 데 이어 12일에도 6.32% 하락했다.

13일 BGF리테일 주가는 전 거래일 보다 1.69% 줄어든 11만6,500원을 기록하며 3일 연속 하락세도 장을 마감했다. 14일 11시 45분 현재 11만4,500원을 기록하며 하락을 이어가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분할 전에는 이익 비중이 작다 보니 편의점 사업에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 받았지만, 기업분할 되면서 높은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워진 것”이라며 “2010년 이후 연 평균 10% 내외 꾸준히 신장했던 편의점 사업이 올해부터 경기 둔화로 접어 들 가능성도 불안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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