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16일 주주총회를 시작으로 공식적인 정준양 회장 2기 체제 출범이 확실시되면서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임원인사 단행, 공격적인 경영체제 구축이 예상되고 있다.

 
1기 때 지적 받았던 과제 해결을 비롯, 2기부터는 불확실한 세계경기와 더불어 불안정한 철강 공급 및 수요를 극복하려는 방안인 셈이다.
 
포스코는 이날 주총에서 기말 배당금으로 보통주 주당 7500원을 지급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지난해 포스코는 2010년보다 다소 감소한 3조1888억4500만원의 순익을 냈고 이미 중간배당으로 주당 2500원을 지급했기 때문에 이번 안건이 통과되면 회사는 보통주 주당 1만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게 된다.
 
또 이사 정원 변경, 신임 이사 선임안 등의 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이사 숫자를 기존 사내이사 5인, 사외이사 8인에서 '3인 이상 12인 이하 및 사외이사 과반수'로 변경한다.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비율을 유동성 있게 조정하겠다는 것인데, 원안대로 통과되면 이사 숫자는 12명(사내 5인, 사외 7인)으로 1명이 줄어들게 된다. 이사회 보수한도는 지난해 수준인 70억원으로 정했다. 
 
정준양 회장을 비롯한 이사 선임안도 상정된다. 상임이사 5명 중 재선임 대상은 정준양 회장과 박한용 부사장이다. 사외이사 중에서는 한준호 삼천리 회장, 이영선 한림대학교 총장, 이창희 서울대학교 교수 등 세 명이다.
 
신임 상임이사 후보로는 조뇌하 부사장(탄소강사업부문장), 박기홍 전무(성장투자사업부문장), 김준식 전무(광양제철소장) 등 3명이다. 임기가 끝나는 최종태 사장(전략기획총괄)과 오창관 부사장(스테인리스사업부문장), 김진일 부사장(포스코켐텍대표) 등 3명은 물러난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제임스 비모스키 두산 대표이사 부회장이 올랐고,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유장희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사외이사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감사위원회 사외이사인 이창희 서울대학교 교수는 재선임하고 이영선 한림대학교 총장을 새로 선임할 예정이다.
 
모두 9명의 이사회 임원 가운데 사내이사 5명 중 3명, 사외이사 4명 중 1명이 교체되는 것이다. 업계에선 이번 포스코의 인사로 인해 회사 안팎에서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2기 경영체제를 안착시키기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된다.
 
포스코는 비상경영체제 구축을 진두지휘하기 위해 전략기획총괄 부문 직속 경영진단실을 신설했다.
 
경영진단실은 이전의 인재혁신실 프로세스 진단 그룹과 지난해에 신설된 전사위기관리시스템이 합쳐진 곳이다.
 
포스코 관계자에 따르면 경영진단실은 회사의 리스크 관리를 전담하면서 철강시장 점검, 투자 환경 변화 등을 사전 감지하는 역할을 맡게된다. 또 계열사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그룹 내 리스크 증대를 사전에 차단하는 역할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탄소강사업부문 내에는 해외마케팅실이 신설돼 오는 2013년 준공 예정인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베트남 등 신흥시장 내 마케팅 강화 및 수출 확대를 관리하게 된다.
 
또 최근 5년 사이에 20여개에서 70여개로 늘어난 계열사들을 하나로 묶기 위한 포스코 패밀리 교육 기능을 전담할 패밀리연수원설립추진반이 경영지원부문에 신설된다.
 
2009년 선임된 정준양 회장은 그동안 CEO로서 능력과 자질을 검증받은 데다 단독 후보여서 연임에 사실상 성공한 상태다. 
 
정 회장은 서울대 공업교육학과 졸업 후 1975년 포스코에 입사, 광양제철소장, 생산기술부문장, EU사무소장, 포스코건설 사장 등 경력을 거쳐 지난 2009년 포스코 회장에 올랐다.
 
유장희 CEO 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은 "정준양 회장이 지난 3년간 미국발 금융위기, 유럽발 재정위기 등의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경쟁사 대비 시가총액, 영업이익률 등에서 탁월한 경영성과를 실현했다"며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베트남 냉연공장 준공, 인도네시아 제철소 착공 등 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급변하는 경제여건과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는 철강시장에서 포스코가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포스코의 본업인 철강업에 전문성을 가진 정 회장이 차기 CEO로 가장 적임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포스코는 CEO포럼을 통해 2011년 연결기준 매출액 68조9390억원, 영업이익 5조413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3일 포스코는 2011년 연결기준 매출액 68조9390억원, 영업이익 5조413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무역부문 매출 증가 등으로 전년보다 매출은 43.9%, 영업이익은 40%나 증가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생산량과 판매도 사상 최대였다. 신증설 설비 가동 및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기반으로 조강생산량 3732만t, 판매량 3449만t의 사상 최대 생산, 판매를 달성한 것이다. 
 
제품 개발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월드베스트&퍼스트제품을 99종에서 124종으로 늘려 전년보다 18.2% 늘어난 553만t을 판매했다. 자동차강판도 전년보다 7.7% 늘어난 752만t을 팔며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대폭 확대했다. 
 
국내 상황도 갈수록 개선되고 있다. 필드영업 활성화, 고객중심 마케팅 강화를 통해 국내 장기 계약 물량이 전년보다 11.1% 늘어나 800만t까지 높였다. 연구개발(R&D) 투자는 전년보다 28.8% 늘어난 6133억원을 집행해 중장기 신강종/신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를 지속했다. 
 
패밀리사들의 실적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10년 1331억원이었던 패밀리사 공동 수주도 지난해 7000억원까지 확대되며 시너지 성과 창출을 본격화했다. 
 
당시 정 회장은 "2011년에 이어 올해도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재정위기와 중국의 긴축정책 지속으로 불확실성은 커지고 성장은 둔해질 것"이라며 "올해 목표는 안정적인 경쟁력 유지와 미래성장산업의 성과 창출 가속화"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재정위기와 중국의 긴축정책 지속, 개발도상국의 더딘 발전 속도 등으로 불확실성은 커지고 성장은 둔해졌고, 올해도 이와 비슷한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안정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고 미래성장산업의 성과 창출 가속화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적과 주가가 모두 예년에 미치지 못하지만 세계 경제의 어려운 환경과 치열한 환경 속에서 다른 경쟁사들과 차이를 벌렸다"며 "전년대비 이익률도 감소했지만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이를 위해 올해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 토탈 솔루션 마케팅, 재무건전성 강화, 패밀리간 시너지 창출 활동에 힘쓰기로 했다. 또 월별 경영계획 롤링(rolling)과 비상 상황 대비 계획을 수립하는 등 시나리오 경영을 강화할 계획이다. 
 
투자의 경우 현금 창출 능력 범위 내에서 투자한다는 원칙하에 국내외 철강사업 투자에 집중하고 정비성·경상 투자는 필요에 따라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또 신흥국 위주 상공정 진출 및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처 중심의 하공정 생산 능력 확대로 2015년까지 해외 상공정 700만t 체제를 확립하고 해외 하공정 910만t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34조원이 넘는 시총 3위인 포스코가 정 회장 2기 출범을 맞아 대대적인 조직개편, 임원인사 단행, 공격적인 경영체제 구축을 통한 힘찬 도약을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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