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초대형 해저터널이 내달 본격 착공에 들어간다.

SK건설은 12일 국내외 굴지의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대주단과 ‘터키 유라시아 터널 프로젝트’의 자금조달을 위한 금융약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SK건설을 포함한 SK그룹 계열사와 터키 기업인 야피메르케지가 각각 50%씩 지분을 투자한 총 사업비 12억4000만 달러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번 금융약정 체결은 SK건설이 지난 2008년말 국내외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권을 획득한지 4년만에 이뤄진 것이다.

특히 경색된 국제금융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유럽투자은행(EIB),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등 세계 10개 금융기관의 참여를 이끌어내 더욱 그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자금조달규모는 총 9억6000만 달러 규모로 이 중 한국수출입은행이 2억8000만 달러, 한국무역보험공사가 1억8000만 달러를 프로젝트 파이낸싱 방식으로 참여했다.

금융약정 체결 성공에는 지난 11일 터키 앙카라에서 이뤄진 터키 정부와 대주단 간의 채무인수 보증약정이 주효했다. 이 보증약정은 이번 사업의 원리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터키 정부가 채무를 인수하는 조건이 포함돼 있는 약정으로 지난 6개월동안 SK건설을 포함한 사업주와 터키 정부, 대주단 등 3자가 치열한 협상을 벌인 끝에 합의가 이뤄졌다.

금융약정 체결에 따라 터키 유라시아 터널 사업도 급물살을 타게됐다. SK건설은 세부약정에 대한 합의가 마무리 돼 자금 인출이 가능해지는 다음달 본격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라시아 터널 프로젝트는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가르는 보스포러스 해협을 5.4km 복층 해저터널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해저터널의 접속도로를 포함한 공사 연장이 14.6km, 총 사업비가 12억4000만 달러에 달해 리비아 대수로 공사 이후 한국기업이 해외에서 벌인 최대 토목 공사로 꼽힌다. 공사기간은 총 52개월로 2017년 4월 개통 예정이며, 유지보수 및 운영기간은 공사 완료 후 314개월(26년 2개월)이다. 시공은 SK건설과 터키 대형 건설사인 야피메르케지가 공동으로 진행한다.

SK건설은 작년 24억4000만 달러 규모의 ‘싱가포르 주롱 아로마틱 콤플렉스’ 프로젝트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성공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해, 해외 PF시장의 메이저 업체로 급부상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SK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동참, SK그룹의 ‘따로 또 같이’ 전략을 실천한 점이 프로젝트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SK건설은 주롱 아로마틱 콤플렉스는 SK종합화학·SK가스, 유라시아 터널은 SK가스와 함께 프로젝트 기획 및 추진단계부터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지분도 함께 참여해 프로젝트 안정성을 더욱 높였다.

SK건설은 일본과 프랑스 등 선진국들이 주로 실적을 보유한 해저터널 사업에 국내기업으로는 최초로 해외진출에 성공했다. 여기에 초대형 해외 개발사업으로는 드물게 프로젝트 발굴에서 운영까지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건설·운영·양도(BOT) 방식으로 추진돼 주목을 받았다.

특히 유라시아 터널 프로젝트는 이번 금융약정의 핵심인 터키 정부의 채무인수보증이 있는 터키 최초의 민관협력사업(PPP)으로 SK건설과 터키 정부가 긴밀하게 협력하며 사업을 추진해 그 의미가 더욱 크다는 평가다.

임한규 SK건설 PF실장은 “이번 금융약정 체결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SK그룹의 따로 또 같이 전략을 통해 사업권 획득 후 4년 만에 성사시킨 것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며 “이 프로젝트를 통해 SK건설은 터널 및 지하공간의 설계, 시공분야에서 세계 일류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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