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박삼구 회장 대표이사 선임

[컨슈머치 = 최봉석 기자] ‘금호그룹 형제 갈등’을 예고했던 아시아나항공 주총이 형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판정승’으로 일단 마무리됐다.

아시아나항공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박 회장은 4년 만에 아시아나항공 사내이사(등기이사)로 복귀했다.

박 회장은 지난 2010년 3월까지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를 맡았지만 같은 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고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 자율협약에 돌입하면서 대표직과 등기임원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오쇠동 본사 오즈홀에서 제26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선임했다. 박삼구 회장과 함께 김수천 전 에어부산 대표이사(현 아시아나항공 사장)도 사내이사로 새로 선임했다.

이번 안건은 발행주식 총수의 25% 참석과 출석주주 과반수 찬성으로 원안대로 승인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주총에 이어 이사회를 열고 이들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함으로써 아시아나항공은 박삼구·김수천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 기존 윤영두 대표이사는 물러났다.

하지만 박삼구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해왔던 동생 박찬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석유화학은 이날 대리인이 주총에 대신 참석, 박삼구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주주총회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 측 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 이순기 변호사는 주총 개회 선언 직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지난해 12월31일 현재 금호산업과 아시아나는(10%가 넘는) 상호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며 “상법에 따라 금호산업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이날 주총장에선 한때 고성이 오가는 등 잡음이 일기도 했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순기 변호사는 “박삼구 회장의 이사선임에 반대의사를 표시했는데도 윤영두 의장이 표결없이 통과시켰다”면서 “주주의견을 묵살하고 주총을 진행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삼구·박찬구 형제는 2009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워크아웃을 계기로 부실 책임과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시작돼 민사소송은 물론 형사고발까지 극한대립을 계속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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