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박동호 기자] 정의당은 31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소방용 이산화탄소가 누출돼 협력업체 직원이 사망한 것과 관련, “삼성전자는 이번 사망사고에 대한 모든 의혹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며 “CCTV를 포함한 관련 자료를 모두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정미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산업현장에서 노동자의 생명보다 공장설비를 우선했고, 현장 노동자가 한 시간여 유해가스 누출에 방치돼 죽음으로 이르게 되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대변인은 “지난 27일 삼성전자 수원공장에서 이산화탄소 누출로 숨진 김모씨의 장례가 며칠이 지나도록 진행되지 못한 채, 김모씨가 사망으로까지 이어지게 된 원인에 대해 철저한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며 “당시 상황을 유일하게 밝혀줄 현장 내 CCTV자료나 자체소방대의 기록을 요구하는 유족들에게 삼성은 자료가 없다, 기록을 줄 수 없다며 의혹을 키우고 있다. 유족들과의 보상문제도 중요하지만 도대체 한 사람이 어떻게 죽음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밝히는 것은 망자에 대한 예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의혹의 핵심은 간단하다”면서 “먼저 사고발생 직후 필시 울려야 할 경보음이 없었다. 긴급 상황이 발생하였는데도 긴급 비상대피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면 삼성전자는 산업안전법을 위반하고도 버젓이 작업을 시킨 위험천만한 기업이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특히 “구조과정에서도 심각한 의혹이 제기되었다”며 “자체 구조대가 현장에 출동한지 1시간이 지나는 동안 현장에 노동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구조하지 않고 방치되었다. 도대체 한시간동안 구조대는 무엇을 했는가. 인명구조보다 더 긴급하고 중요한 일이 있었단 말인가. 공장설비를 보존하는 일에 급급하느라, 인명구조에 늑장을 부린 것이 아닌가는 의혹이 진정 사실이 아니기만을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의혹에 대해 답해야 할 의무는 이제 삼성전자에 있다”며 “시설물 결함, 노동자를 대피시키지 않은 책임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처벌을 달게 받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노동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사고원인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관련책임자들에 대한 엄벌이 있어야 한다”며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에서조차 안전불감증을 바로 잡지 않는다면 산업현장에서 땀 흘려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의 삶을 누가 책임지겠는가. 더 이상 삼성이기에 봐주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삼성이기에 더 철저하게 조사하고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7일 오전 5시 9분쯤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 별관 2동 지하 기계실에 설치된 소화(消火)용 액화 이산화탄소 탱크(45㎏) 50개 모두에서 이산화탄소가 방출됐다.
사고 발생 직후, 삼성전자 자체 소방구조대가 출동해 현장을 수습하던 중 오전 6시 15분쯤 변전실과 20m 정도 떨어진 스팀 설비 근처에서 김모(53)씨가 이마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김씨는 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전 7시쯤 숨졌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1월과 5월에는 반도체 생산시설인 화성 사업장에서 2차례 불산 누출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을 당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