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도암이 간으로 전이된 소비자가 재발 치료를 위해 간절제술을 받았으나, 수술 중 출혈과 합병증으로 숨지면서 병원 책임을 둘러싼 분쟁으로 이어졌다.
A씨는 2년 전 간문부 담도암 진단을 받고 우측 간엽절제술과 간문부 절제술을 받았으나, 이후 담도암이 간으로 전이돼 고주파절제술을 추가로 시행받았다.
이후 2년이 지나 간전이가 재발하면서 복강경하 간절제술을 받았는데, 수술 중 출혈이 발생했고 지혈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집중치료를 받았으나 간부전과 패혈증 등으로 상태가 악화돼 며칠 뒤 사망했다.
A씨 유족은 수술 전 간부전 등 중대한 합병증이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설명을 충분히 들었다면 수술 결정에 보다 신중했을 것이라며, 관련 설명 없이 수술이 진행돼 환자의 선택권이 제한됐다고 주장했다.
또 수술 과정에서 의료진이 혈관을 절단해 출혈이 발생했고, 이에 대한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병원 측은 항암치료 효과가 미미해 종양절제술이 사실상 유일한 치료 방법이었다고 밝혔다. 병변이 주요 혈관과 인접해 수술 위험성과 간부전 가능성 등을 설명한 뒤 동의를 받아 수술을 진행했으며, 수술 중 발생한 출혈은 불가피한 상황으로 지혈과 색전술 등 필요한 조치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잔존 간용적 부족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한 것이어서 의학적 과실은 없으나, 도의적 차원에서 손해배상 요구를 일부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은 병원 측이 A씨 유족에게 위자료 1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소비자원은 수술 과정에서의 과실 여부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는 과거 담도암 수술과 고주파 치료를 받아 간의 해부학적 구조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고, 이로 인해 수술 중 출혈 가능성이 높은 상태였다는 점을 고려했다.
의료진이 간절제 시 초음파박리기(CUSA)를 사용하는 등 세밀한 절단을 시도했고, 간절단면에서 간정맥 분지가 열리며 출혈이 발생한 것은 예측 가능한 합병증의 범주에 해당해 의료진의 과실로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또 출혈 발생 이후 수혈 및 처치에 소요된 전반적인 시간 등을 고려할 때 조치가 지연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설명의무와 관련해서는 병원 측 책임을 인정했다.
담도암이 간으로 전이되거나 재발한 경우 수술로 병변을 제거하더라도 재발 가능성이 높고 예후가 매우 좋지 않다. 또 간절제술 자체가 대량 출혈과 사망 위험을 동반하는 고위험 수술인 만큼 의료진은 이러한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해 환자가 수술 여부를 신중히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수술동의서는 정형화된 문구로 인쇄돼 있었고, 동의서 작성 사실만으로 충분한 설명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진료기록부 등에서도 수술의 위험성과 예후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고 볼 만한 구체적인 내용이 확인되지 않아 설명의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봤다.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액은 담도암 전이 및 재발 환자의 예후가 매우 불량한 점, A씨의 연령,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자료 1000만 원으로 산정됐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