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수천억대 횡령·배임 의혹’ 강덕수 前STX 회장 소환

[컨슈머치 = 최봉석 기자] 수천억원대의 횡령·배임 의혹을 받고 있는 강덕수(64) 전 STX그룹 회장이 4일 검찰에 출석했다. 이번 수사는 김진태 검찰총장 취임 이후 첫 대기업 수사다.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강 전 회장은 이날 오전 9시20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뒤 검찰 청사에 들어가기에 앞서 취재진을 향해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는 그러나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저는 해외 출장이 많기 때문에 그런 일을 할 시간이 전혀 없다”며 부인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임관혁)는 이에 따라 강 전 회장을 상대로 그룹 내 각종 사업추진과 계열사 지원과정에서 부당한 지시가 있었는지, 회삿돈 횡령을 지시한 사실이 있는지, 나아가 횡령한 돈의 구체적인 액수와 조성 경위 등에 대해 확인할 방침이다.

강 전 회장은 STX중공업 자금으로 다른 계열사를 지원해 회사에 2000억원대의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거액의 회사 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형성한 혐의도 사고 있다.

실제 검찰은 강 전 회장의 개인 비리 혐의를 이미 포착, 빼돌린 회삿돈의 상당 부분이 이명박 정권 하에서 정·관계 로비 자금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 부분에 대해 집중 추궁할 전망이다.

검찰은 이에 따라 이날 밤까지 강 전 회장을 상대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강 전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해외 순방길에 여러 차례 동행하고, STX조선해양이 전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있었던 2012년에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으로부터 대규모 대출을 받는 등 이명박 정권과의 유착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단기간에 사세를 확장한 STX그룹은 한 때 재계 13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샐러리맨 신화’를 일구며 STX그룹의 선봉에 섰던 강 전 회장은 최근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한편 검찰은 STX중공업으로부터 강 전 회장 등 전 경영진 5명에 대한 수사의뢰를 받고 지난 2월17일 강 전 회장의 자택과 ㈜STX, STX조선해양, 팬오션, STX중공업, STX건설, STX에너지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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