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조양호 품으로’…경영정상화 가능할까

[컨슈머치 = 최봉석 기자] 한진그룹이 7년 만에 한진해운을 계열사로 재편입하며 육ㆍ해ㆍ공 종합물류체제를 구축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9일 한진해운의 새 대표로 취임한 것이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한진해운이 흑자로 돌아설 때까지 연봉을 받지 않겠다”면서 경영 정상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한진해운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한진해운홀딩스 분할 신설법인 합병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등 3건의 안건을 원안대로 모두 통과시켰다.
조 회장은 이 자리에서 “한진그룹 내에서 해상수송의 큰 축을 담당한 한진해운은 우리나라 해운 역사 그 자체”라면서 “수많은 위기를 헤치고 글로벌 해운기업으로 성장한 역사를 발판삼아 임직원 여러분과 한마음으로 뭉쳐 나가면 지금의 어려움 또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진그룹의 인적·물적 자원을 최대한 지원해 한진해운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초일류 해운 기업으로 재도약 할 수 있도록 총력을 쏟겠다”며 “흑자로 돌아설 때까지 연봉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 경영난으로 표류하고 있는 한진해운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조 회장은 또한 “한진그룹의 전통에 따라 한진해운 직원들에 대한 신분보장은 물론 성과에 따른 기회도 충분히 보장할 것”이라며 “각자 맡은 위치에서 업무를 충실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외견상 한진해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셈이다.

한진해운은 조양호 회장의 동생인 조수호 회장이 2006년 지병으로 별세한 이후, 최은영 회장이 독자경영을 해왔다. 8년여 만에 시숙인 조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긴 꼴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운업황의 장기 침체에 따라 유동성 위기를 겪어왔던 한진해운은 지난해 242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3년 연속 적자로 벼랑 끝으로 내몰려 한진그룹 대표 계열사인 대한항공으로부터 1500억원을 긴급 자금으로 수혈받고 나서 경영권을 조 회장 쪽에 넘기는 절차를 밟아왔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연말에도 추가로 1000억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조 회장이 한진해운의 경영을 맡은 것은 물론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진해운이 적자가 누적되며 경영난을 겪던 1986년 당시 아버지인 고(故) 조중훈 회장을 도와 대한항공과 한진그룹 경영을 실무적으로 총괄하던 조 회장은 항공사 경영기법을 접목해 한진해운의 경영 정상화를 이끌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이 대한항공과의 시너지를 통해 경영 정상화를 언제 어떤 식으로 이뤄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또다시 집중되고 있다. 이날 이사회 직후 출입기자들과 만난 조 회장은 “올해 안에 한진해운 흑자 전환을 이루는 게 목표”라며 “늦어도 내년엔 흑자전환이 가능하고 3년 이내에 경영 정상화를 이룰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 대한항공은 조만간 한진해운 유상증자에 참여해 40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S-오일 지분 매각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을 알려졌다.
한진해운의 입장에선 일단 웃을 수밖에 없다. 업계 불황 때문에 당장 한진그룹으로 편입된다고 하더라도 ‘경영 성과’를 단번에 개선시킬 가능성은 없다. 하지만 한진그룹이라는 안정된 보금자리 속에서 더 이상의 추락은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려의 목소리도 하지만 존재한다. 장기침체를 겪고 있는 해운업황이 되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항공이 한진해운 리스크를 어깨에 짊어지면서 자칫 ‘함께 몰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진해운의 부채비율은 1462.5%로 10대 그룹 상장사 중 가장 높다. 한진해운의 2013년 9월말 기준 부채비율은 1000%가 넘는다. 최근 4년간 쌓인 누적적자만도 2조2000억원이 넘는다.
그렇다고 대한항공의 주머니 사정이 썩 좋은 것도 아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9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부채비율도 700%가 넘는다.
결국 취임사에서 조 회장이 밝힌 것과 달리. 한진해운을 상대로 한 조직개편 및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시장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한진해운 자구계획이 지연될 경우 대한항공이 그 부실을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