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윤초롬 기자] 현대인들은 도처에서 설탕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 흰색 가루가 도대체 뭔지, 설탕은 곳곳에 숨어 우리를 유혹한다.

설탕이 백해무익하다는 것은 이미 자명하다. 설탕은 현대인의 가장 큰 육체적 재앙인 비만의 주범일 뿐만 아니라 충치, 심혈관계 질환까지 유발한다니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한가 보다. 최근 설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설탕 과다 섭취와 관련된 다양한 연구 논문들이 쏟아지고 있다.

피부를 망가뜨리고, 자궁 질환을 유발하며, 최근에는 당 과다섭취가 치매를 불러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처럼 백해무익한 설탕이지만 우리는 좀처럼 설탕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설탕이 니코틴이나 헤로인 이상의 중독성을 가졌다”고 말할 정도니, 설탕의 치명적인 매력은 더 이상 말 안해도 될 듯 싶다.

이러한 소비자의 심리를 이용해 식품기업은 다양한 꼼수를 부린다. 이들은 “우리 식품은 무척 달콤하지만 설탕은 사용하지 않습니다”라고 주장한다. 물론 설탕으로 인한 각종 재앙으로부터도 안전할 것처럼 말한다.

이들의 대표적인 수법은 바로 설탕이 아닌 천연감미료를 이용하는 것이다.

사실 감미료는 종류에 따라 적은 양으로도 설탕보다 더한 달콤한 맛을 내 실제로 당 섭취를 줄이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 대표적인 예가 벌꿀이다.

예로부터 벌꿀은 약으로 사용될만큼 건강에 좋은 식품이다. 이러한 인식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꿀에 대해서는 무한한 신뢰와 애정을 갖고 있다. 벌꿀이 함유된 아이스크림, 빙수, 음료 등 다양한 제품들이 소비자들, 특히 젊은 여성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벌꿀은 풍부한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어 건강에 좋은 식품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벌꿀은 꿀벌이 소화시킨 설탕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즉, 벌꿀을 먹는다고 설탕 과다섭취로 인한 재앙으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다는 말이다.

즉, 아무리 설탕을 먹지 않는다 해도 벌꿀을 다량 섭취한다면, 위에 열거한 수많은 문제들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식품기업이 애용하는 또다른 수법은 프리미엄 설탕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들은 “우리 제품은 설탕이지만 보통 설탕과 달리 몸에 흡수되지 않습니다”라고 주장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자일로스다. 자일리톨을 만드는 성분인 자일로스는 당이 체내에 흡수되는 것을 막아주는 천연성분으로 잘 알려져있다. 설탕을 분해하는 장내 효소인 수크라아제(Sucrase) 활동을 억제시켜 체내에 흡수되는 당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완전히 맞는 말이 아니다. 자일로스는 수크라아제의 활동을 억제시키지만 모든 소화기관을 멈추지는 못한다. 장에서 소화되지 않은 설탕은 소장으로 흘러가 흡수되기도 한다. 즉, 조금 시간이 오래 걸릴 뿐 흡수될 설탕은 흡수된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자일로스설탕은 일반설탕보다 체내에 흡수되는 양이 적다. 그렇다고 쉽게 안심해서는 안된다. 자일로스설탕 속에는 자일로스보다 그냥 백설탕이 더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자일로스 성분이 1%만 들어있어도 그 설탕은 ‘자일로스설탕’이 된다. 실제로 지난해 시민단체들은 이 점을 꼬집은 바 있다. 시중에 유통 중인 자일로스설탕 대부분이 자일로스 함량은 10% 내외로 일반설탕과 성분은 비슷한데 가격은 두 배나 더 비싸다는 것이었다.

이쯤에서 우리는 ‘고통 없이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는 불멸의 진리를 모두 명심해야 할 것이다. 

건강하고 날씬한 몸을 갖고 싶은가? 그렇다면 식품기업의 달콤한 말에 현혹되지 말고 과감히 설탕을 외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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