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이 약한 아동에게 치명적…식약처 기준 안에서 사용 가능

[컨슈머치 = 황미연 기자] 자외선지수가 겨울철보다 4배가량 높은 한여름이 다가왔다. 아이들은 한낮에 활동량이 많아 햇빛에 더 많이 노출된다. 성인에 비해 피부가 약하므로 자외선차단을 특히 신경써야한다.

자외선차단제를 비롯한 화장품은 미생물의 증식, 변질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보존제로서 화학방부제를 사용한다. 대표적으로 파라벤과 페녹시에탄올 등이 있다.

2004년 1월, 영국 리딩대 다버 박사팀은 유방암 환자로부터 파라벤류가 검출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어 덴마크에서는 파라벤류를 3세 이하 화장품에 사용금지했고, EU소비자안전위원회는 6개월 이하 유아에게 금지 권고했다.

국내에서도 많은 매체에서 파라벤류에 대한 위해성을 보도해 국내 소비자들도 파라벤류가 포함된 화장품을 기피하고 있다.

하지만 파라벤 외에도 널리 사용되는 화학방부제에는 페녹시에탄올이 있다. 이 물질 역시 파라벤류와 유사한 화학방부제로서 민감성피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알려졌지만 많은 소비자들은 ‘無파라벤’에만 집중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름철 자주 사용하는 자외선차단제 중 다수에 페녹시에탄올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물질은 특히 면역력이 약한 아동에게는 더욱 치명적일 수 있어 사용에 더 주의가 필요하다.

컨슈머치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아동용 자외선차단제 중 임의로 26개 제품을 선택해 페녹시에탄올 첨가여부를 조사했다.

   
▲ 시중에 판매 중인 아동용 자외선차단제의 페녹시에탄올 포함여부

아동용 자외선차단제 28개 제품 중 페녹시에탄올 성분이 들어있는 제품은 8개로 조사됐다.

니베아의 경우 4개의 제품 중 3개, 해피바스는 3개 중 2개의 제품에 페녹시에탄올 성분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궁중비책의 ‘보들보들선크림’ 외 4가지, 퓨토의 ‘에코뮤선크림’ 외 3가지 제품엔 페녹시에탄올 성분이 포함돼 있지 않다. 또한 앞서 언급했던 파라벤류도 전혀 포함돼 있지 않았다.

왜 아동용 화장품에도 위험성 논란이 있는 화학방부제를 사용하는 것일까

아가방앤컴퍼니의 이근준 홍보팀장은 “타 방부제에 비해 저렴한 페녹시에탄올을 사용해 원가를 절감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내에 사용제한 기준안에서는 얼마든지 페녹시에탄올 사용이 가능해 영유아를 위한 별도의 기준 없이 일부 제품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화장품을 관리하고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파라벤과 페녹시에탄올에 대해 단순히 함량 제한을 두고 있다. 이 두 물질은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유아에게 구토나 설사와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지만 아동용 제품에 대한 별도의 기준은 없다.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한 관계자는 “페녹시에탄올에 대해 1% 제한을 두고 있으며 엄격한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어 한도 내에서 사용 시 문제 삼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면역력이 약하고 아토피 등 민감한 피부를 가진 아이들은 화학 합성물질의 위험에 더 쉽게 영향을 받는다. 파라벤이나 페녹시에탄올 같은 성분은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어 제품의 성분 확인 후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