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박종효 기자] CJ제일제당은 글로벌 그린바이오 시장에서 핵산(식품조미소재)과 라이신(사료용 아미노산)에 이어 트립토판(사료용 아미노산)까지 1위를 달성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고 11일 밝혔다.

전통 발효기술력과 글로벌 경쟁력 등이 수십 년 뒤쳐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핵심기술과 인력 확보, 공격적인 투자 등에 집중한 결과 글로벌 선두업체였던 일본 아지노모토를 넘어서는 성과를 거둔 것.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은 글로벌 그린바이오시장에 더 이상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가 아닌 자타공인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자리매김했다고 회사 측은 평가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아지노모토사가 최초로 시장을 개척하며 80%에 달하는 시장점유율로 독점하고 있는 트립토판 시장에 진출, 3년 만에 글로벌 1위 자리를 차지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핵산(51%)과 라이신(30%)이 현재의 글로벌 1위 자리까지 올라서는데 각각 32년, 22년이 걸렸다면, 독점업체의 장벽을 넘어 단기간에 48%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로 올라선 성과라 그 의미가 크다.

매출도 지난 2010년 대비 16배 성장하며 지난해 매출 900억원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매출 1500억원, 시장점유율 55% 달성하며 경쟁사와의 격차를 확대해 독보적인 시장 1위로 굳히겠다는 각오다.

선두업체의 장벽을 넘어 이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데에는 경쟁업체와는 차별화된 새로운 균주 개발과 생산선 향상, 시장수요 예측을 통한 선제적 투자, 기술마케팅 역량 강화 등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전 세계 트립토판 시장은 2000억원대 규모로 다른 사료용 아미노산보다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하지만 생산성이 뛰어난 균주 확보는 물론 고난이도의 발효기술 없이는 진입조차 어려워 아지노모토사가 시장을 개척한 2003년 이래 어느 업체도 섣불리 뛰어들지 않는 상황이었다.

CJ제일제당 역시 지난 2007년 핵산과 라이신을 통해 축적된 발효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트립토판 생산에 도전했지만 실패하는 아픔을 맛봤다. 이후 3년의 연구개발 끝에 새로운 균주를 개발했고, 차별화된 균주 제어기술과 공정기술을 확보하며 지난 3년간 트립토판 생산성을 2배까지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지속적인 기술 마케팅활동을 통해 글로벌 신규시장을 개척하고 확대했다는 점도 큰 몫을 했다. 고가의 트립토판에 대한 사료회사들의 가격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공정을 3분의 1로 축소하는 등 원가 절감을 위한 공정 개선에 집중하며 최고 수준의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결과다.

철저한 시장 수요분석을 통해 선제적으로 공장 증설을 추진, 2011년 1000톤 규모에서 지난해 1만톤으로 물량도 과감하게 확대했다. 올해도 최근 3000톤 규모의 추가 증설작업을 완료하며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 있는 트립토판 시장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CJ제일제당 대표이사 김철하 사장은 “어느 누구도 넘어설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일본 전자업체들의 아성을 삼성전자가 깼듯이, CJ제일제당도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 등을 통해 이제는 그린바이오시장에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major player)로 우뚝 서게 됐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CJ제일제당만이 갖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발효기술을 토대로 향후 다양한 산업소재로까지 사업을 확대해 한국 바이오의 글로벌 경쟁력과 위상을 드높일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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