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용도특허 소송에서 CJ제일제당 등 국내사들이 승소하면서 비아그라 복제약 출시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허청(청장 김호원) 소속기관인 특허심판원(원장 황우택)은 다국적 제약업체인 화이자(특허권자)의 비아그라(주성분 실데나필) 발기부전 치료 용도특허에 대한 무효심판의 심결에서 심판청구인인 CJ제일제당㈜와 한미약품㈜의 무효주장을 받아들여 비아그라 용도특허를 무효로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화이자'는 비아그라의 주성분인 '실데나필'에 대한 물질특허와 발기부전 치료 용도특허의 특허권자로, 그 동안 독점적으로 비아그라를 판매해 왔다. 
 
물질특허의 특허권 존속기간이 올 5월17일 만료됐지만 비아그라의 발기부전 치료 용도특허는 그 특허권이 2014년 5월13일까지 남아있어 발기부전 치료용 비아그라의 독점권은 여전히 '화이자'가 갖고 있다.
 
'물질특허'는 화합물과 같은 신규물질 자체에 부여하는 특허로, 화이자는 지난 1990년초 협심증 환자를 위한 약제로서 실데나필을 개발, 물질특허를 획득했으며 국내 등록일은 1994년 11월7일이다.
 
'용도특허'는 어떤 물질의 신규 용도를 발견한 경우 그 물질의 용도에 대해 부여하는 특허로, 화이자는 임상실험 중에 실데나필이 발기부전 치료에 유용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물질특허와 별도로 발기부전 치료 용도로 한정해서 용도특허를 받았고 국내 등록일은 2000년 5월9일이다.
 
비아그라 발기부전 치료 용도특허는 그 동안 국내 제약사들이 비아그라 복제약을 출시하는데 최대 걸림돌이었던 만큼 이번 특허심판원의 무효심결로 국내 비아그라 복제약 출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비아그라 용도특허의 무효 이유는 특허명세서 기재 미흡과 진보성 부정
 
특허심판원은 심결에서 비아그라 용도특허는 '실데나필'을 유효성분으로 하는 남성의 발기부전 치료를 위한 경구 투여용 제약 조성물에 관한 의약용도발명으로, 두 가지 이유로 등록무효라고 밝혔다.
 
첫째 비아그라 용도특허는 그 출원일 이전에 '실데나필'의 발기부전 치료와 관련된 약리기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명세서에는 '실데나필'이 발기부전 치료에 의약적 효과를 갖는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험결과 등 기재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둘째 비아그라 용도특허의 구성요소 중 유효성분인 '실데나필' '남성 발기부전 치료용'이라는 의약용도, 그리고 '경구 투여용'이라는 투여경로는 그 출원일 이전의 선행기술들을 결합해 용이하게 도출할 수 있어서 용도특허는 선행기술들로부터 그 진보성이 부정된다는 것이다.
 
특허심판원은 이번 무효심판사건은 발기부전 치료 용도특허의 무효 여부에 대한 국내 첫 기술적·법리적 판단이자 심결결과에 따라 향후 이어질 특허법원과 침해법원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기회여서 권리 존속을 통해 비아그라 복제약의 출시를 막으려는 화이자와 복제약의 조기 출시를 원하는 국내 제약사 간에 치열한 무효 여부 공방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무효심판 당사자 외에 일양약품 등 국내 4개 제약사가 심판 참가인 자격으로 심판에 참가했고 양 당사자 간에 14회에 걸쳐 의견서·답변서를 주고받았으며 관련 증거자료도 73건이나 제출됐다고 덧붙였다.
 
김성호 심판장은 "비아그라 용도특허가 유효한 상황에서 국내 제약사들이 비아그라 복제약을 출시했거나 출시할 예정으로 있어 앞으로 복제약 출시 제약사에 대한 화이자의 특허침해소송 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러한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 사건의 신속한 진행을 위해 구술심리를 열고 양측의 주장과 관련 증거를 꼼꼼히 살펴서 이번 무효심결을 했다"고 전했다.
 
◇특허심판원 무효심결에 따라 비아그라 복제약 출시 크게 늘 듯
 
현재 비아그라 발기부전 치료 용도특허에 대한 무효심판이 진행 중임에도 국내 18개 제약사에서 총 33개 비아그라 복제약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시판허가를 받았고(2012년 5월24일 기준), 이미 비아그라 복제약을 출시한 제약사도 CJ제일제당 등 6곳이나 된다.
 
특허심판원의 이번 비아그라 발기부전 치료 용도특허의 무효심결에 의해 앞으로 국내 제약사의 비아그라 복제약 출시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편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1년 기준 약 1000억원, 비아그라는 이 중 약 40%(약 400억원)를 점유하고 있다.
 
◇비아그라 용도특허의 무효 여부 확정까지는 앞으로 1년 내외 소요 예상
 
이번 특허심판원의 무효심결이 있었지만 비아그라 발기부전 치료 용도특허의 특허권자인 화이자는 특허법원에 무효심결의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에 특허법원과 대법원에서 무효 여부가 최종 확정될 때까지는 통상 1년 내외가 소요돼 그 동안 비아그라 용도특허는 여전히 화이자의 유효한 권리로 남아 있게 된다. 
 
화이자는 앞으로 특허법원에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함과 함께 국내 제약사를 상대로 법원에 비아그라 복제약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특허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특허심판원의 무효심결이 있는 만큼 국내 제약사들이 관련 소송에서 유리한 위치를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제약사들이 아무런 제약 없이 비아그라 복제약을 판매할 수 있을지는 무효심결에 대한 특허법원과 대법원의 판단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