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신근 박사의 애견 이야기>

 
햄스터는 환경이 좋으면 1년 내내 번식이 가능하지만 한겨울이나 한여름은 적당한 시기가 아니다. 잘 사육하면 1년에 4∼5회는 번식시킬 수 있으나 건강에 무리가 될 뿐만 아니라 새끼도 잘 돌보지 않으므로 삼간다. 
 
햄스터는 생후 2개월이 되면 번식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너무 어리면 새끼 돌보기가 서툴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무리가 될 수 있다. 만약 새끼를 먹는 버릇이 있는 햄스터라면 3개월쯤 후에 번식시키는 것이 좋다. 새끼는 보통 한번에 5~10마리를 낳으나 간혹 15마리를 낳는 경우도 있다. 
 
한 쌍을 기르면서 암컷의 배가 불러오면 임신한 것이다. 만약 암수의 궁합이 잘 맞지 않는 것 같으면 그때는 파트너를 바꾸어야 한다. 임신 기간은 보통 15일 정도인데 이때는 체력 유지를 위해 영양가 있는 먹이와 물을 주어야 한다. 임신한 암컷은 신경질적이어서 사나운 기세로 수컷을 몰아 붙이거나 심할 때는 물어 죽이기도 하기 때문에 수컷을 다른 케이지로 옮겨 주도록 한다. 그러나 지방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사산할 가능성이 있다.
 
햄스터는 분만할 때 사람이 특별히 도와 주지 않아도 어미가 스스로 알아서 잘 처리한다. 그렇지만 케이지에 손을 넣거나 건드리면, 신경이 날카로워진 어미 햄스터에게 물릴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또 새끼가 스스로 먹이를 먹게 될 때까지는 절대로 새끼를 건드리면 안 된다. 왜냐하면 새끼에게서 사람의 냄새가 나면 물어 죽이는 수가 있다. 부득이한 경우에는 핀셋을 이용해서 신속하고 안전하게 처리하여야 한다. 
 
가끔 어미가 새끼를 물어 죽이는 수가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대부분 어미가 자신의 새끼를 침착하게 돌볼 수 없을 만큼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일어난다. 만약 매번 자기의 새끼를 물어 죽이는 어미가 있다면 이것은 번식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하여야 한다. 
 
갓 태어난 새끼는 털도 나 있지 않는 벌거숭이다. 10일쯤 되면 털이 나고 아직 눈은 뜨지 못해도 보금자리 위로 올라오는데 아직은 손을 대면 안 되는 시기이다. 20일이 지나면 눈도 뜨고 먹이를 먹기 시작한다. 이때도 역시 함부로 만져서는 안 된다. 그러나 생후 1개월이 되면 어미는 새끼에 별 관심이 없다. 곧바로 번식시키는 것을 원하면 새끼를 격리시켜 주어야 한다.
 
햄스터는 대장균이나 살모넬라, 트리코모나스 등 세균이나 원충, 아메바 등에 의해 설사를 한다. 변질된 물이나 오래된 물도 설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설사를 하게 되면 항문 주위가 더럽고 활력과 식욕이 없어지며 비실비실해진다. 
 
심할 경우 발병 후 2∼7일 사이에 죽게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빨리 동물병원을 찾아 수의사에게 보여야 한다.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끝낸 후엔 신선하고 소화가 잘 되는 먹이를 주면서 상태를 지켜본다. 
 
햄스터가 조금이라도 이상 증세가 보이면 곧바로 격리시켜야 한다. 뭐니뭐니 해도 예방이 최고다. 청결 유지는 물론 좁은 장소에서 여러 마리를 함께 키우지 말아야 한다.
 
이 밖에도 영양불량에 의해 머리를 들어올리지 못하거나 걸음걸이가 잘 되지 않는 기립 불능이나 마비 증세 등이 있다. 이들 대부분의 증상은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비타민D나 E 같은 영양제를 투여해서 치료한다. 
 
주위 온도가 갑자기 내려갔을 때는 행동이 둔해져 동면 상태에 빠지는 수가 있는데, 이럴 때는 실내 온도를 높여 주면 활발해진다.
 
윤신근애견종합병원장 www.dog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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