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문에도 비난 여론 거세…결국 보직해임ㆍ퇴진 기로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최근 포털사이트 검색어에는 ‘땅콩리턴’, ‘조현아’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에 대한 회항 논란이 한창이다.

조 부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0시 50분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까지 운항하는 KE086편 자사 항공기에서 서비스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륙 직전 항공기를 탑승구로 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했다.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갔다고 알려졌으며, 회항으로 인해 해당 항공편은 일정보다 지연됐다.

소비자들은 이번 사건을 ‘갑의 횡포’라며 이전부터 수차례 이어졌던 고위층 인사의 항공기 관련 물의를 회자했다.

▶“면이 덜 익었다” 수차례 라면 다시 끓여오게했던 ‘라면 상무’

고위 임원들이 항공기와 관련해 물의를 빚은 사례의 시작은 포스코에너지 ‘라면 상무’다.

   
▲ '라면상무' 사건 당시 포스코에너지 공식발표문

지난해 4월 포스코에너지의 한 임원은 미국 로스앤젤레스행 대한항공 비행기 비즈니스석에 탑승했다.

그는 기내식, 라면 등 기내서비스에 대해 불만을 늘어놓으며, 안전벨트 착용 등 승무원 요구에도 응하지 않다가 급기야 여승무원을 폭행해 물의를 빚었다.

특히 주문한 라면에 대해 ‘면이 덜 익었다’, ‘너무 짜다’며 수차례 재주문 해 이를 두고 많은 소비자들이 ‘라면 상무’라며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미국 도착 후 해당 승무원은 현지 경찰에 폭행 사실을 신고했고 해당 임원은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요청에 따라 입국이 불허돼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 사건이 보도된 후 여론이 거세지자 포스코에너지는 자사 홈페이지에 서둘러 사과문을 게시하고 다음날 바로 인사위원회를 열어 해당 임원을 보직해임했다.

▶출발 1분 전 왜 탑승 안되나…‘신문지 회장’

다음은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의 ‘신문지 회장’ 사건이다.

   
▲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

지난해 9월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은 당일 오후 전남 여수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김포공항 국내선 탑승구에 도착했다.

하지만 출발 1분 전에야 탑승구에 도착했고 강 회장은 탑승이 어렵다는 항공사 직원들과 마찰이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강 회장이 30대 항공사 용역직원을 신문지로 때렸다고 알려졌다.

블랙야크 측은 신문지를 던졌을 뿐 폭행은 아니었으며 항공사 착오로 비행기를 탑승할 수 없었던 것으로 오해해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강태선 회장은 사건 바로 당일 오후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서 “언론 보도 내용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두 차례 당사자에게 사과했으며 사회를 위해 더욱 봉사할 수 있도록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과문 발표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블랙야크 불매운동을 펼쳐야 한다'는 등 한동안 비난 여론이 이어졌다.

▶기내식 매뉴얼 안지켰다 항공기 매뉴얼 어긴 ‘땅콩 부사장’

대한항공 역시 이번 사건이 있은 후 ‘갑질’ 논란에 휩싸였고 많은 소비자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사흘 뒤인 8일 오후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과문에서 “비상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항공기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승무원을 하차시킨 점은 지나친 행동이었으며, 이로 인해 승객 분들께 불편을 끼쳐드려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

하지만 이 사과문은 결국 조 부사장의 퇴진을 이끌게 됐다.

사과문 중에서 “대한항공 임원들은 항공기 탑승 시 기내 서비스와 안전에 대한 점검의 의무가 있다”며, “임원으로서 문제 제기 및 지적은 당연한 일”이라는 문구가 오히려 소비자들의 분노에 불을 지폈다.

사과문 발표 다음 날인 9일 조 부사장의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프랑스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해당 사건에 대해 사과하며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이날 오후 열린 임원회의에서 조 부사장의 퇴진이 결정됐다.

조 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본의 아니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고객 및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스러우며 저로 인해 상처를 입으신 분이 있다면 너그러운 용서를 구한다"며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대한항공의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에 다르면 퇴진에 따라 기내서비스 등 업무에서는 완전히 손을 떼지만 부사장 직함과 등기이사 자리는 유지한다고 전했다. 칼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의 대표이사도 계속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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