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의약품 완제품 공급에 이어 생산 노하우 이전해 현지 생산 형태로 진행

[컨슈머치 = 김수현 기자] 녹십자가 거대 제약시장인 북미와 중국으로의 사업확장에 이어 급성장하고 있는 러시아 제약시장 개척에 나선다.

녹십자는 러시아 제약기업인 나노레크(Nanolek)와 녹십자의 바이오 의약품의 러시아 내 상업화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이번 계약으로 녹십자는 사업초기에 나노레크에 바이오의약품의 완제품을 독점 공급하고 나노레크에 바이오 의약품 생산 노하우 이전을 완료하는 대로 벌크형태로 원료를 공급할 계획이다. 나노레크는 녹십자의 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러시아 내 임상개발, 허가, 생산, 상업화 등을 진행하게 된다.

녹십자가 러시아 시장 개척을 통해 근접한 독립국가연합(CIS)과 중동부유럽(CEE)지역은 물론 더 나아가 유럽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인 BMI(Business Monitor International)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제약 시장은 브라질, 인도 등과 함께 가장 매력적인 신흥 제약 시장으로 연 평균 10~15%씩 시장 규모가 성장하고 있다.

녹십자의 러시아 진출 방식은 현지 사정을 충분히 고려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녹십자는 사업 초기에는 직접 제품 수출로 시작해 생산 노하우를 이전해 현지 생산 방식의 형태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 이유는 러시아의 제약산업 육성정책 때문이다. 러시아는 'Pharma 2020'이라 불리는 제약산업 육성정책을 내놓으며 러시아 내 유통되는 의약품 중 50% 이상을 러시아 제약사가 제조한 약품으로 채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의 약품 수입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부 통계에 따르면 러시아 약품시장에서 수입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90%가 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고 전문가들은 수입약품의 시장점유율이 최소 75% 이상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러시아 정부가 제약 산업 지원의지가 강하고 자국 내 생산 의약품을 우대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허은철 녹십자 대표이사 사장은 “이번 파트너십 계약은 녹십자의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에 전략적으로 완벽히 들어맞는 형태”라며 “녹십자 제품들이 러시아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 나노레크와 장기간 상업적 성공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미하일 네크라소프(Mikhail Nekrasov) 나노레크 대표는 “녹십자와 함께 사회적으로 필요하고 중요한 약품을 러시아에 공급하게 될 것”이라며 “현지 생산을 통해 국가의 재정 부담을 최소화시킬 것이며 러시아 제약 시장 육성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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