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통합당이 20일 출총제 도입 등 강도 높은 재벌개혁 공약을 발표하자 재계에 비상이 걸렸다. 4월 총선이후를 고려해 적극 대응을 자제했던 경제단체들도 공동 대처를 논의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민주당은 20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재벌개혁을 위한 3대 전략으로 ▲경제력 집중 완화 ▲불공정행위 엄단 ▲사회적 책임 강화 등을 내세웠다.
경제력 집중 완화를 위한 정책과제로는 '출자총액제한제도' 재도입, '순환출자' 금지, '지주회사' 행위규제 강화, '금산분리' 강화다. 불공정행위 엄단의 경우 담합·납품단가 부당인하·일감몰아주기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기업범죄'의 유전무죄 풍토를 쇄신하기로 했다.
재벌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해서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를 강화하고 공공부문부터 솔선해 중소기업을 보호하기로 했다. 또 '사회적 책임 공시제도'를 도입하고, 대주주 전횡 방지 및 소수주주의 보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경제력 집중 완화를 위해 상위 10대기업의 모든 계열사에 출자총액제한제도를 도키로 했다. 출자총액제한 금액은 순자산의 30%로 정했다. 당초 민주당 경제민주화특위가 제시한 40%보다 강화된 셈이다.
재벌 총수가 소수의 지분으로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순환출자도 막기로 했다. 지주회사의 부채 비율은 현행 200%에서 100%로 낮추고, 자회사와 손자회사의 지분 보유한도 역시 상장기업은 20%에서 30%로, 비상장기업은 40%에서 50%로 올렸다.
지난해부터 불어 닥친 재벌개혁 논란이 민주당의 공약을 통해 구체화되면서 재계는 사실상 비상이 걸렸다. 이미 예견된 것들이지만 향후 정부 정책으로 자리하게 될 경우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야당의 재벌 개혁의지가 구체화한 셈인 만큼 대기업들은 정치권과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공식 언급을 삼간 채 사태추이를 관망하고 있다. 하지만 재벌에 대한 무한한 불신이 결국 국내 투자와 고용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정부(정치권)가 만들어 놓은 룰(규제)이 자꾸 바뀌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 4대그룹 관계자는 "기업들이 투자를 하고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우선돼야 하는데, 정치권이 갈수록 기업들을 옥죄려 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결국 투자가 줄고 고용도 늘지 않게 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전경련 관계자도 "민주당의 재벌개혁 공약을 보면 기업의 현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다. 출총제로 신성장 투자 등이 위축될 것이고 순환출자 규제로 피합병 법인의 자회사 구조까지 고려해야 해 인수합병도 쉽지 않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기업을 옥죄어 국민경제가 살아나고 서민생활에 도움이 된다면 모르지만 이런 현실에서 규제 위주의 정책들을 양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심판(정부, 정치권)이 마음대로 기존 게임의 룰을 뒤집는 것은 선수(기업)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고 말했다.
반면 이용섭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재벌개혁 공약을 발표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부자와 서민이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상생의 길로 가야한다"며 "'재벌개혁'은 재벌과 시장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소수 재벌에게 경제력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것 완화하고, 불공정 거래 행위를 엄정히 규제하며 시장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자는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소비자고발
news@sobijagoba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