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에 폭력까지…환불요구엔 "영수증없다"며 거부도
날로 치솟아 가는 물가 탓에 조금 더 저렴한 상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의 마음은 굳건하다. 그 대표적 품목이 ‘의류’ 가 아닐까.
값비싸고 화려한 백화점 대신 눈에 익숙한 점포에 발걸음 하는 소비자들.
1900원짜리 티셔츠부터 백화점 저리 가라 할 정도의 고가 품목까지, 특별한 볼 일 없이 오고 가며 눈요기 할 수 있는 그 곳이 바로 지하상가다.
그러나 최근 ‘상인들의 횡포’ 에 지하 상가가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 강매는 기본, 욕설에 폭력까지, 상인들 횡포에 소비자는 울상
정 모(서울시 강남구) 씨는 지하 의류상가를 구경하던 중, 착용만 하고 구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인에게 등을 맞았다.
“착용했는데 어울리는 것 같지 않아 그냥 나가려는데, 입어보고서 그냥 가면 안 된다는 식으로 얘기해서 미안하다고 까지 했어요. 그런데도 뒤쫓아와 등을 세게 치더라고요”
판매자의 강압적인 권유에 등 떠밀려 억지로 착용, 그 횡포를 못 이겨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
얼마 전 신발을 구매하기 위해 영등포 로터리 지하상가를 찾은 송 모씨(서울 구로구)도 상인들로부터 불미스러운 일을 겪었다.
“둘러보고 온다” 는 말투를 비아냥 거리며 따라 하기도 하고, 상품을 살펴보던 송 씨에게 구매의사도 묻지도 않은 채 봉투에 담기부터 하는 상인도 있었다.
“구경만 하겠다” 는 그의 말에 위협을 주며 욕설을 퍼붓는 상인에게 송 씨는 결국 4만 8천원의 값을 지불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샀다.
값어치 보다 못한 상품을 강매 당한 듯한 느낌이 든 송 씨는 곧장 환불을 요청했지만, 상인은 ‘영수증이 없다’ 는 이유로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철저히 현금 결제를 강요하며, 계산 시 영수증 자체를 발급하지 않고도 영수증을 운운해 부당하게 ‘거절’ 한 것이다.
그렇다면 지하 상가에서 마음 놓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과연 몇 이나 될까?
보세 점포라면 어딜 가나 붙어 있는 ‘교환∙환불 불가’ 라는 말. 이에 소비자들은 일종의 ‘구매 모험’ 을 한다.
구입한 물품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등의 단순 변심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환불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시세보다 저렴한 물품들은 마진이 없다는 이유로 교환 자체도 되지 않기 때문.
저렴하고 질 좋은 상품을 구매하려 지하상가를 찾는 소비자들은 오히려 싸구려 서비스에 대한 부담만 늘고 있는 실정이다.
◆ 시설보다 서비스 마인드 개선해야
일일 평균 30만 명의 유동인구를 보유한 영등포 지하상가는 2011년 현재 총 542개의 점포가 영업 중인 것으로, 이 지역 일대는 최근 부분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세련된 시설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반해 소비자 불만을 사고 있는 상인들의 불친절에 관해 영등포 지하상가의 한 상가 운영 관계자는 “고객응대지침서를 매달 공지하고 있다” 고 밝혔다.
낱장으로 이뤄진 ‘지침서’ 보다 강력한 서비스 매뉴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편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따르면, 의복류의 경우 치수가 맞지 않거나 단순 변심일 경우 제품구입 후 7일 이내 교환∙환불이 가능하다고 명시 되어 있지만, 모든 상거래는 기본적으로 구매자와 판매자간의 계약을 우선시 하므로, 판매자가 사전에 ‘환불 불가’ 를 공지했다면 무조건적인 환불 요청은 불가하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구입 전 환불 가능 여부에 대한 정보를 확실히 해 두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