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대기' 서동환(26·두산 베어스)이 긴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서동환은 2005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2순위로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었다. 신일고 시절 최고의 에이스로 꼽히던 그에게 두산은 5억원이라는 거액을 안겨줬다.

하지만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데뷔 첫 해 마무리로 낙점을 받았지만 제구력 난조로 6경기 만에 2군으로 내려갔다. 2006년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비교적 많은 20경기에 나섰지만 1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5.32에 그쳤다.

서동환은 조금씩 팬들 사이에서 잊혀졌다.

비슷한 또래인 김명제와 임태훈, 이용찬이 마운드를 호령하는 사이 그저그런 투수로 전락했다. 2008년에는 팔꿈치가 고장나 수술대에 오르며 1년 넘는 시간을 날려버리기도 했다.

2년 간 1군 경험이 없던 서동환은 지난해 22이닝을 소화하며 재기의 희망을 부풀렸다. 1승2패의 초라한 성적이었지만 가능성을 확인하기에는 충분했다.

서동환은 겨우내 이를 악물고 운동에 몰두해왔다. 공만 빠르다는 평가를 뒤바꾸기 위해 남들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

효과는 시범경기에서 나타났다.

서동환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6-6으로 맞선 9회초 등판, 2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던 볼넷은 1개도 없었고 삼진은 무려 3개나 됐다. 팽팽한 상황에서도 '배짱투'를 뿌렸다. 예전 '새가슴'으로 불리던 서동환이 아니었다.

김진욱 감독은 "동환이가 중간에서 좋은 피칭을 보여준 것이 반갑다"고 평가했다. 이날 줄줄이 무너진 좌완 불펜진과 타선에 대한 평가는 인색했지만 서동환은 예외였다.

서동환은 남은 시범경기에서 구위를 평가 받아야 한다. 수년 간 보여준 것이 없었기에 당연한 수순이다.

일단 출발은 좋다. 유망주의 꼬리표를 떼어낼 순간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나승범 기자 sobijagob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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