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냉장고 불량나도 자긴 그대로 쓴다" 발언…"냉장불량 소비자탓"도

 

시어머니의 오래된 냉장고를 바꿔주려 한 며느리가 불량 냉장고와 제조사 민원처리 팀의 불량 답변으로 그 어느 여름보다 더운 나날을 맞고있다.

제보자 최모 씨(서울시 강남구 역삼동)는 부산에 계시는 시어머니께 오래된 냉장고를 바꿔드리기 위해 부산 연제구에 위치한 LG전자 직영점에서 최신 양문형 냉장고를 구입했다.

며느리의 선물에 뛸 듯 기뻐한 시어머니는 제품 박스 하단부분에 곰팡이가 피어있어 의아해 하긴 했지만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고, 2시간이 지나고 음식을 넣으라는 설명대로 2시간을 기다린 후 냉장고에 음식물을 보관했다.

하지만 반나절이 지나도록 냉장고는 차가워지지 않았고, 급기야 반찬통 내부에 물이 고이기 시작했다<사진 참조>.

   
 

시어머니는 이틀이 지나도록 냉장고의 상태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극도로 화가 나 직영점에 전화를 걸었다.

이에 직영점은 "고장같지만 대리점 또는 직영점에서 교환 등을 해줄 순 없다. 일단은 엘지 서비스센터에 이야기 하라"는 답변을 보내왔고, 시어머니는 서비스 센터에 교환신청을 했다.

   
▲ 최모씨가 새로 구입한 LG전자 양문형 냉장고. 구입하자마자 냉장이 안돼 항의했지만 LG전자측은 "소비자 탓"이라고 몰아간데 그치지 않고 "자신같으면 불량냉장고라도 그냥 사용하겠다"고 빈정대 물의를 빚고 있다.

3일이 지난 즈음 서비스센터에서는 A/S기사를 파견했지만 기사는 아무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내리고 돌아갔다.

이후에도 냉장고는 계속해서 같은 증상을 보였고, 시어머니는 본사 서비스센터기사가 ‘하자’라는 진단을 내려야만 교환이 가능하다는 말에 다시 기사를 불렀지만, 이상이 없다는 진단만이 마치 메아리처럼 들려올 뿐이었다.

일주일간의 실랑이에 지친 시어머니는 자신에게 냉장고를 선물한 며느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며느리 최 씨는 우여곡절 끝에 LG전자 본사 민원 팀 유모 과장과 통화를 하게 됐다.

최 씨와의 전화연결에서 민원 팀 유모 과장은 “본사 A/S기사가 두 번이나 체크했지만, 이상이 없었다”며 “냉장고 환기를 시키고 실내온도를 낮춰봐라”라며 그 책임을 구매자에게 떠넘겼다.

그렇지 않아도 자신이 선물한 냉장고 때문에 시어머니가 고생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맘이 편치 않았던 최 씨는 유모 과장의 대응에 더욱 화가 났다.

최 씨는 “무슨 냉장고가 작동이 안 된다고 실내온도를 낮춰야 한다는게 말이 되느냐, 본인 같으면 이 냉장고를 이대로 쓸 수 있을 것 같냐!”라며 항의를 했다.

이에 대해 당시 유모 과장은 “나라면 그냥 계속 쓰겠다”라는 황당한 답변을 늘어놓았다.

최 씨가 당시 통화내용을 녹음한 파일을 본지 기자가 청취한 결과, 당시 최 씨가 화를 내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리만큼 민원 팀 유모 과장의 대응은 부적절해 보였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대응에 최 씨는 제보를 통해 “현재 너무 지친 상황이고, 만약에라도 환불이 안 된다면 적금이라도 깨서 시어머니에게 다른 냉장고를 구입해드리고, 문제의 냉장고를 LG본사 정문 앞에 가져다놓고 시위라도 하고 싶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본지가 LG전자 홍보실에 문의한 결과 “그 민원이 어디에서 어떻게 접수된 것인지 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답변을 해 줄 순 없다”기에 최 씨에게 재차 문의한 후 다시 홍보실에 연락을 해 봤지만, LG전자 홍보실은 더 이상 전화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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