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공정위 고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선 스마트폰의 내구성을 3년으로 본다. 다시 말해 단종된 날짜로부터 3년이 지난 스마트폰은 부품이 없어 못고치더라도 소비자는 항의 한마디 제대로 할 수 없다.

따라서 3년이 지난 스마트폰은 사실상 퇴물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최근 SK텔레콤은 출시된지 3년도 아니고 무려 6년이 지난 애플의 아이폰4를 재출시했다.

아무리 복고가 유행이라지만 현재 아이폰6S가 출시됐고 올 가을이면 아이폰7도 출시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010년 첫 출시된 아이폰4가 돌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SK텔레콤은 “애플 제품을 처음 접하고 싶은 고객, 휴대전화 고장·분실로 비싼 휴대전화 구매가 망설여지는 고객 등에게 추천한다"며 아이폰4를 출고가 20만 원에 내놨다.

최근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이른바 중저가폰, 알뜰폰, 공짜폰 등으로 불리는 실속형 모델로 많이 옮겨가고 있는데서 기인한 판매 전략으로 볼 수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쩐지 ‘재고 정리’ 이상의 속내는 보이지 않는다.

6년이 지난 단말기지만 아이폰4는 여전히 비싸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시장은 이전과 달리 화웨이 Y6, LG전자 K10, 샤오미 홍미노트3, 삼성전자 갤럭시 A시리즈 등 중저가 단말기들이 시장에 빼곡히 포진 중이다.

저마다 ‘가격대비 성능’을 강조한 제품들로 특히 준수한 성능을 갖춘 화웨이 Y6 출고가는 15만4,000원에 불과하다.

CJ헬로비전에서는 아이폰5S를 5만1,000원 요금제 가입 시 공짜로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폰4를 3만6,000원 요금제에 2년 약정 가입해야 하는 조건은 절대 추천할 수가 없다.

제품 업데이트도 문제다.

애플은 꾸준한 iOS 업데이트로 현재 iOS9.2버전 운영체제를 제공 중인데, 아이폰4는 이런 운영체제 기술을 제품이 따라가지 못해 iOS7버전까지만 지원된다(사실상 아이폰4의 최적화 버전은 iSO5 또는 iSO6로 알려져 있다).

최근 미국에서 아이폰4S 유저들이 iOS9를 설치한 뒤 스마트폰 성능이 저하됐다며 애플을 상대로 집단 소송 낸 사건도 있을 정도로 아이폰 유저들은 특히 운영체제에 민감하다.

애플의 아이폰을 처음 접하는 소비자들이 6년이 지난 단말기에 오래전 운영체제를 탑재한 채로 느낄 수 있는 편의성은 극히 제한적일 듯 싶다.

심지어 2년 약정으로 가입해 2018년에 아이폰4를 사용하면 과연 제대로 된 ‘스마트폰’ 기능을 할 수 있을지 조차도 의문이다.

기업이 재고를 정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너무 노골적인 '재고 떨이'보다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재출시를 고민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