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번호 적어둔 돈뭉치 순서 '뒤죽박죽'주장…경찰 수사 진행 중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우리은행 대여금고 서비스를 이용하던 한 소비자가 맡겨뒀던 뭉칫돈이 없어졌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100만 엔이 없어졌어요”…우리은행 대여금고 구멍?

지난 2014년 9월 우리은행 도봉지점에 개인대여금고를 계약하고 엔화 및 한국자산을 보관하기 시작한 정 씨는 어느 순간 엔화가 없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심증만 있을 뿐 물증이 없던 정 씨는 이후 100만 엔 묶음에 숫자를 써서 보관하기 시작했고, 얼마 뒤 ’12번’이라고 써놓은 돈 뭉치가 없어진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정 씨는 이 역시 본인의 착각으로 치부하고 상황을 넘겼다.

정 씨의 의심이 확신으로 바뀐 건 최근 일이다. 지난 14일 10번이라고 적어 둔 100만 엔 묶음이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정 씨는 주장했다.

정 씨는 “돈이 사라진 것은 물론이고 숫자를 써 놓은 돈의 순서가 뒤죽박죽 엉망진창이 돼 있는 것을 보고 분실됐다는 것을 확신했다”며 "믿고 보관한 은행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황당함을 토로했다.

당장 은행 담당직원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렸지만 은행 측은 금고 안에 물건이 분실이 된다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 씨는 “다음 날 지점장과 통화 중 작년에 100만 엔, 그리고 올해 또 100만 엔이 사라진 건에 대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말하자 금고 밖 바닥에 흩어져 있는 100만 엔을 직원이 발견해서 보관하고 있다는 황당한 대답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결국 경찰수사 진행 중…

대여금고는 은행 고객이 고액의 수표나 채권, 고가 귀금속 등을 도난이나 화재 등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은행으로부터 빌리는 공간이다.

지점마다 대여금고의 개수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평소 은행 이용 규모가 큰 우수 고객을 우선으로 서비스가 제공된다.

대여금고는 고객이 스스로 관리하기 때문에 은행 측에서도 어떤 물품이 보관되는지 알 수가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여금고가 잠금장치가 된 별도의 공간에 있는데다 은행 직원은 안내 후 자리를 피해주기 때문이다.

다른 곳도 아니고 은행에서, 그것도 철저하게 운영되는 대여금고에 둔 물건이 분실된다는 것은 업계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만약 정 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근본적인 은행 보안 시스템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치명적인 문제임 분명하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해당 문제와 관련해 확인 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고객이 개인적으로 우리 측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야 할 문제“라고 해명했다.

현재 정씨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정 씨는 “경찰이 현장에 나와 사진을 찍어갔다. 아직은 수사가 진행 중이라 향후 어떻게 결론 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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