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재협상·관세 부과…멕시코 현지 생산 기업 타격 우려

[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미국 제 45대 대통령에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됐다. 이에 국내 IT업계가앞으로의 정책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LG전자, 멕시코 공장 불똥튀나

트럼프는 대선 후보 당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멕시코·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공약을 내세웠다.

이 공약들은 국내 가전·IT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돼 이행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마트폰, 백색가전, TV 등을 주력 수출 품목으로 삼고 있는 국내 제조업체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 (출처=LG전자 멕시코 페이스북)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멕시코 공장에서 TV, 냉장고 등을 생산,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현재 이 제품들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따라 관세를 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책이 변경되면 관세는 물론 향후 제품 판매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각각 42조5,042억 원, 16조3,963억 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각 사의 연 수출액의 약 30%에 달하는 금액이다.

동부대우전자도 멕시코에 현지 생산 공장을 두고 북미지역 수출품의 생산거점으로 삼고 있어 향후 관세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SK증권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 TV, 가전 등 세트 제품의 지역별 매출 비중은 북미가 제품별로 15~50%를 차지하고 있다”며 “트럼프의 정책에 따라 국내 IT 세트 제조사들의 미국 수출 감소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책적인 사항이나 세부적인 부분에서 정확히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부분들이 없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는 중”이라며 “다만 트럼프의 공약을 살펴보면 자국 산업 보호에 대한 기지가 있어서 미국에 공장을 가지고 있지 않은 해외기업들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전자기업들은 북미 업계 물량들을 멕시코 등지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그곳까지 손댈지는 봐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재생 에너지 규제 전망에 삼성SDI·LG화학은?

트럼프가 소속된 공화당은 예전부터 석탄, 석유 등 화석에너지 개발을 지지해왔다. 트럼프 역시 친환경 사업 관련 정책 및 혜택 등을 없애겠다고 밝혀왔다.

이에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을 향한 업계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가 화석연료 개발에 집중한다면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 등을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국내 기업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

한 예로 향후 미국이 전기차에 주는 세금 감면 혜택 등을 없앨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LG화학은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에, 삼성 SDI는 BMW, 폭스바겐, 크라이슬러 등에 자동차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트럼프가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 반대하고 있어 향후 미국은 정치·에너지 연계 콤플렉스가 발생할 것”이라며 “한국의 2차전지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SDI 관계자는 “아직 트럼프의 정책이 구체화되지 않았고, 말이 바뀌고 있는 부분들도 있다”며 “계속해서 미국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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