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볶음면' 인기 폭발, 수출 증가세…'원조' 업체 불구 농심·오뚜기 밀려 점유율 3위

[컨슈머치 = 이우열/김나희 기자] 최근 삼양식품의 면류 제품이 해외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시장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불닭볶음면, 해외서 인기 폭발

지난해 삼양식품의 매출 비중은 내수가 69%, 수출이 10%로, 라면 수출액은 약 294억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중국 및 동남아 소비자들에게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삼양식품의 수출액이 급증하고 있다.

▲ (출처=삼양식품 홈페이지)

해외소비자들은 불닭볶음면을 먹는 영상을 촬영해 ‘Fire Noodle Challenge’ 등의 이름으로 공유하고 있는데, 이 영상은 중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 소비자들의 호기심과 도전정신을 자극하고 있다.

더불어 불닭볶음면은 수출 초기부터 할랄 인증을 받아 종교의 벽도 허물었으며, 한류열풍 효과까지 누리며 단순히 개별 품목 판매 증가를 넘어 삼양식품 매출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작년 수출액이 300억 원정도였는데 올해 수출이 크게 늘어 1,100억 원정도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불닭볶음면의 현재 인기는 초기단계로 판단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해외 실적 기대감에 삼양식품의 주가 또한 몇 년간 2만 원대를 기록해오다 지난 9월부터 2배가량 상승했다. 13일 종가 기준 4만3,750원이다.

▶정작 국내선 ‘시큰둥’

해외 시장과는 다르게 삼양식품의 국내 시장 공략은 녹록치 않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2,90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2014년(3,146억 원) 대비 약 8%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71억4,300만 원으로 2014년 기록한 97억 원에 비해 약 36%나 떨어졌다.

당기순이익도 40억 원을 기록했던 2014년과 달리 지난해에는 34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2002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 (출처=삼양식품 홈페이지)

삼양식품은 1961년 전중윤 창업주가 설립해 국내 최초로 라면을 선보이며 ‘원조’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다. 라면업계에서는 농심과 업계 1, 2위를 다투던 기업이었다.

하지만 점유율은 지속 하락해 지난해 기준 농심(61.6%), 오뚜기(18.3%)에 이어 업계 3위(11.4%)에 머물고 있다.

주력 제품인 ‘삼양라면’의 인기가 예전만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며, 최근 농심 ‘짜왕’, 오뚜기 ‘진짬뽕’ 등 업계의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데 실패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해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불닭볶음면도 국내 매출만 따지자면 2014년 799억 원에서 지난해 657억 원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다. 최근에는 팔도가 ‘비빔면’과 ‘불짬뽕’ 등을 앞세워 3위 자리까지 위협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는 라면 점유율 조사에 관련된 공신력 있는 기관이 없는 상황으로 최근 삼양식품이 팔도에 밀려 업계 4위로 내려앉았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근거가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미 포화 상태인 내수시장에 마케팅 비용을 투자하면 농심과 오뚜기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면서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는 해외시장에 좀 더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조한 연구개발 투자

일각에서는 삼양식품의 부진을 연구개발에 대한 소극적인 투자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기존 제품 의존도가 높고, 신제품 개발 및 제품 품질 개선에도 소홀하다는 것.

삼양식품은 연구개발비용으로 2014년에 13억 원, 2015년에는 10억 원을 투자했다. 이를 매출액 대비 비율로 환산하면 각각 0.42%, 0.38%에 불과하다. 올해도 지난 3분기까지는 약 9억 원만을 연구개발에 투자했고, 매출액 대비 비율로 따지면 0.35%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삼양식품뿐만 아니라 식품업체들의 연구개발 투자 비율이 낮은 편”이라면서 “맛 연구 등은 애초에 큰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한편, 최근 소주·맥주·스낵 등 식료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된 상황에서 삼양식품의 면류 제품들은 수년간 가격을 동결해오고 있어 라면 가격 인상 가능성에 대한 추측도 나오고 있다.

유화증권 관계자는 “최근 라면 가격이 동결되고 있지만, 그동안 원가가 상승한데다 맥주 업체들도 4년만에 가격을 인상한 점을 감안하면 현재 라면 가격 인상의 당위성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아직까지 면류 제품들의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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