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삼성·카카오 등 간편결제 시장 포화…1200억 마케팅 예산 비판도

[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NHN엔터테인먼트가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에 주력해오고 있는 가운데, 그 수익성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페이코 매출 '지지부진'

NHN엔터테인먼트가 지난 3분기 페이코 포함 기타 매출로 100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NHN엔터테인먼트는 매출 2,075억 원, 영업이익 23억 원을 기록했는데, 게임 사업에 주력하고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페이코가 거둔 매출은 미미한 수준이다.

   
▲ (출처=NHN엔터테인먼트)

지난해 2분기에는 매출 2,106억 원, 영업이익 103억 원을, 페이코 매출로는 75억 원을 기록했다. 1분기 페이코 매출은 수준이 미미해 공개되지 않았다.

NHN엔터테인먼트는 2015년 약 500억 원을 페이코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했다.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누적 기준 182억 원을 썼다.

페이코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비용보다 매출이 상당히 못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정우진 NHN엔터테인먼트 대표는 2015년 8월 ‘페이코’로 간편결제 서비스 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마케팅으로 1,200억 원을 쓰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마케팅 예산을 두고 향후 사업 수익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과도한 마케팅 예산 책정이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1,200억 원의 마케팅 예산 중 현재까지 약 6~700억 원을 사용했다"며  "나머지 금액은 TV광고나 포인트, 가맹점 쿠폰 등 이용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중심으로 장기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거금 투자에도 '글쎄'

증권업계에서도 페이코 사업의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난 5월 미래에셋대우에서는 "NHN엔터테인먼트의 기업 가치가 추가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서는 페이코에서 좀 더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며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집행 우려 등 재무적 부담 리스크도 해소돼야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최근 NHN엔터테인먼트는 페이코가 12월 월간 결제액이 1,0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17개월 누적 거래액이 1조 원을 넘어섰다고 공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발표된 거래액 중 상당 부분은 카드사 제휴 거래로, 매출은 발생하지 않고 결제 데이터만 받기 때문에 결제 매출은 아직 수십억 원 규모라는 것.

삼성증권 관계자는 "NHN엔터테인먼트의 영업이익 개선은 페이코 관련 마케팅 비용 감소 여부에 달려 있다"며 "결제 서비스 수익 모델인 애드익스체인지 사업은 본격적인 매출 기여에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수수료를 통한 매출 수준 자체가 낮아, 페이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긴 어렵다"면서도 "다만, 간편 결제 서비스를 향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좋은 성과를 얻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간편 결제 시장 포화

일각에서는 페이코의 경쟁력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별화된 서비스가 없어 써야하는 이유를 찾기 힘들다는 것.

   
 

네이버페이는 2015년 6월 출시 이후 최근 가입자 2,100만 명·누적거래액 3조5,000억 원을 넘어섰다. 삼성페이의 경우 출시 1년만에 국내 누적 결제액 2조 원을 돌파했다.

카카오페이 또한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누적가입자 1,300만 명, 출시 2년 만에 누적거래액 1조 원을 돌파하며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반면, 정 대표는 2016년까지 페이코 이용자를 800만 명, 2017년 1,000만 명으로 늘리겠다고 내걸었지만, 지난해 10월말 기준 가입자 610만 명, 이용자는 500만 명에 불과하다.

10월 말 기준 집계시 이전 3개월간 50만 명이 늘어났음을 감안하면 2016년내 800만 명 목표는 달성하지 못한 셈이다.

최근 벅스, 티켓링크 등과 함께 서비스 다양화에 나서고 있지만 타 서비스에 비해 후발주자로서 사용자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많은 유사 서비스들이 있지만, 페이코는 출시때부터 온·오프라인 분야를 병행해왔고, 카드사들과도 협력해 많은 가맹점 수를 확보하고 있다"며 "롯데카드, 삼성카드 등의 온라인 결제를 지원하며 해당 카드 이용자는 전체 온라인 가맹점에서 페이코 결제가 가능하다는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NHN엔터테인먼트는 오는 10일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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