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26일 SK그룹의 일원으로 공식 출범했다.
SK하이닉스는 26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권오철 사장 등 2000 여명의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열고 새로운 출발을 선언했다.
SK그룹은 에너지, 정보통신에 이어 반도체라는 제3의 신성장축을 확보함에 따라 글로벌 경영 가속화와 수출확대 등을 통해 국가경제 발전에 더욱 기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SK는 통신과 반도체 산업에서 축적한 역량을 결합해 ICT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반도체 사업의 경우 많은 투자가 필요하고 글로벌 사업 경험이 수반돼야 하지만 SK그룹은 이러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태원 회장 "더 크게 하이닉스 키울 것"
이날 출범식에 참석한 최태원 회장은 SK하이닉스 신입사원 대표에게 SK그룹의 상징인 '행복날개' 배지를 직접 달아줬으며 권오철 사장에게 새로운 사기(社旗)를 전달하며 출범을 알렸다.
최 회장은 격려사에서 "1978년 선경반도체를 설립하고 반도체 산업 진출을 모색했다가 석유파동으로 꿈을 접었던 SK가 30여 년이 지난 오늘 메모리반도체 세계 2위 하이닉스를 새 가족으로 맞았다"며 "이는 SK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중대한 발걸음"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앞으로 SK는 책임감을 갖고 반도체사업에 투자하면서 더 크게 하이닉스를 키울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이상으로 도약하는 SK하이닉스를 꿈 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오철 사장 역시 "하이닉스의 가치와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준 SK와 함께라면 앞으로 SK하이닉스가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SK하이닉스는 SK그룹 합류로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 종합반도체회사로 영역을 확대하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PC기반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급격히 옮겨 가는 IT산업의 변화에 발맞춰 모바일 D램과 낸드플래시, CIS 등 '모바일 솔루션' 중심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재편한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약 40%에 달하는 모바일 솔루션 비중을 2016년에는 7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그룹 차원의 '차이나 인사이더(China Insider)' 전략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시스템 반도체 사업역량 강화 및 인재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는 등 중장기 발전을 위한 장밋빛 청사진도 제시했다.
◇전문성·자금조달 등 해결 과제로 부상
SK하이닉스 출범과 함께 SK그룹은 여러 분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지만 반도체라는 산업에 대한 이해도 부족과 천문학적인 투자를 필요로 하는 만큼 자금 조달 등이 우려되는 부분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하이닉스 신임 생산총괄은 SK출신 박상훈 제조총괄 부사장이 맡게 되면서 이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권 사장은 "박 부사장은 SK에서 에너지와 화학 쪽 전문가로 현재 반도체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며 "연구개발과 생산을 SK 문화와 연결하면 그동안 하이닉스가 성공적으로 잘 해왔듯 앞으로 더 잘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권 사장은 이어 "다만 문화와 시스템이 다른데 시간을 가지고 해결해 갈 것"이라고 말해 사업이 안정화되고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내비쳤다.
투자 부분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이 거론되고 있다. 반도체 사업의 경우 시설 투자가 반드시 수반돼야 하는데 현재로서 SK텔레콤이 보유한 현금을 하이닉스에 투자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주파수 경매와 4세대(4G) 이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 분야에 투자해 왔고 올해 역시 LTE 분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자금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현금을 1조5000억원 정도 보유하고 있지만 지난해 이미 상당 부분 투자 분야가 정해져 하이닉스에 별도로 투자할 여력은 없다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8월 주파수 경매에서 1.8㎓ 대역을 9950억원에 낙찰 받았다. 앞으로 10년간 매년 995억원을 납부해야 한다.
아울러 그간 SK그룹은 SK텔레콤, SK에너지 등 내수 중심으로 성장해왔다는 점에서 글로벌 사업이 주력인 반도체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권 사장은 "SK와 하이닉스는 문화·경영적으로 통합하기 위해 인력을 교환하는 등 많은 협력을 할 것이다"며 "SK텔레콤은 모바일 서비스 공급자로서 생태계 최상위에 있다. 하이닉스와 SK텔레콤 모두 모바일 생태계 안에 존재하기 때문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한준 기자
jhj@ik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