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 횡령 혐의 인정…올해 실적 반토막 전망 등 '악재 연속'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국내 제과업체 오리은이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급격히 악화된 실적에 시름하고 있는 가운데 부회장 횡령 등 오너리스크까지 겹치며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지난 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업무상횡령 혐의 첫 재판에서 이화경 부회장 변호인은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라고 밝혔다. 변호인 측은 검찰이 제출한 진술서, 감사보고서 등 증거에 대해 모두 동의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4억 원대 회사 소유의 미술품을 빼돌려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이 부회장은 오리온 양평연수원에서 보관하던 회사 소유 미술품인 마리아 퍼게이의 '트리플 티어 플랫 서페이스드 테이블(Triple tier Flat-surfaced Table)'을 계열사 임원을 시켜 자택에 놓아둔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작품은 시가 2억5,000만 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또한 계열사 쇼박스로부터 빌려 오리온 본사 부회장실에 걸어놨던 1억7,000억 원 상당의 작품 장 뒤뷔페의 '무제(Untitled)' 역시 무단으로 빼돌려 자택으로 옮겼다.

해당 혐의와 관련해 이 부회장 측은 "200여 점의 미술품을 관리하다 보니 관리 소홀로 인한 실수가 발생했다"며 "미술품을 빼돌리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피고인신문 절차를 위해 재판을 한 번 더 열어 달라는 이 부회장 측 요청에 따라 재판부는 다음 달 27일 오전 이 부회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은 물론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 무대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며 승승장구하던 오리온은 올해 실적 면에서도 위기를 겪고 있다.

중국 실적 부진으로 올해 매출 반토막이 예견되고 있는 와중에 오너 일탈 행위까지 겹치며 우울한 한 해를 보내고 있는 것.

오리온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3,912억 원, 영업이익은 167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21.2%, 40.1% 감소했다. 오리온은 1분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대비해 매출은 25.7%, 영업이익은 69.9% 줄어든 바 있다.

이 같은 오리온의 부진한 실적은 중국 제과 사업의 적자 확대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오리온의 중국매출은 지난해 전체매출에서 56.41%, 영업이익에서 60.12%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편이다.

실제 오리온은 올해 상반기 사드보복 여파로 중국에서 매출 3,77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2%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중국 시장 자체 침체기도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에서 초콜릿, 껌 등 제과시장은 지난해에 2015년보다 각각 12%, 17% 줄어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어 오리온의 올해 전체 실적이 반토막이 날 수 있다는 위기감도 팽배하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은 중국사업이 위축되면서 올해 실적이 급감할 것”이라며 “중국에서 유통망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중국 제과시장도 침체기에 있어 당분간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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