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최근 은행권이 해외진출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가운데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국내 운영 점포는 차츰 줄여나가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해외점포 수는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중국 및 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미얀마 등 성장성이 높은 아시아 시장, 그 중에서도 동남아 신흥국을 중심으로 은행권의 활발한 해외진출이 이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은행이 운영 중인 해외점포가 전 세계 39개국에 181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 7개 은행 해외점포 현황

이 가운데 KB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과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KDB산업은행 등 특수은행의 해외점포 수는 지난해 12월 144개로 2년 전 128개에 비해 16개 늘었다.

업체별로 가장 많이 해외점포 수를 늘린 곳은 우리은행으로 나타났다. 

2015년 9월 기준 20곳을 운영 중이었던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기준 28곳으로 점포 수를 늘렸다. 2년 사이 40% 이상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해외점포를 23개에서 28개로 늘었고, KB국민은행은 12개에서 13개로 증가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4대 시중은행 중 해외점포 수가 가장 많았지만 38개에서 34개로 오히려 점포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해 신설된 점포 수만 해도 법인 2개, 지점 5개, 사무소 1개로 총 8개다.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이 각각 미얀마와 멕시코에 법인을 설립했으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인도에 각각 2곳, 국민은행이 홍콩에 1곳을 지점을 신설했다. 또 우리은행이 폴란드에 사무소를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은행들의 글로벌 부문 순익도 증가세다.

▲ 4대 시중은행 해외법인 순이익

지난해 국내 은행들은 해외 점포에서 전년 대비 23.9% 증가한 8억660만 달러(8,66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국내 은행 총순익(11조2,000억 원)의 7.7%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지역별로 보면 홍콩(1억2,400만 달러)의 순익 규모가 가장 컸다. 중국(1억1,100만 달러), 인도네시아(1억100만 달러), 일본(9,200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순익이 전년 대비 389% 증가했으며 일본은 43% 늘어났다.

국내 은행의 해외점포 총자산 역시 전년 대비 9.4%(90억4,000만 달러) 증가한 1,048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은행 총자산의 4.8% 수준에 이른다.

업체별로 해외점포 수익이 가장 높은 곳은 KEB하나은행이다. 지난해 해외사업 부문에서 3,402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 업계 내 선두를 기록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현지법인(PT BANK KEB HANA INDONESIA)는 KEB하나은행의 해외실적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법인에서만 전년대비 11% 증가한 633억9,500만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중국법인인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를 통해서도 373억2,600만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비 30.2% 증가한 수치다.

두 번째로 해외점포 수익이 높은 곳은 신한은행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해외점포에서 전년대비 30% 이상 증가한 2,350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 중 베트남 법인을 통해 벌어들인 순이익만 453억 원이다.

현재 신한은행의 해외점포 수익 비중은 13.7%로, 향후 2020년까지 해외 수익을 전체 수익의 20%까지 달성하겠다는 목표치에 차츰 다가서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부문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보인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 지난해 1,044억 원에서 54% 증가한 1,61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국민은행은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해외점포 수익이 줄었다. 당기순이익이 2016년 336억 원에서 지난해 234억 원으로 30% 가량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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