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현대차그룹-바르질라&그린스미스 에너지' 협약식 모습.(사진 왼쪽부터 하비에르 카바다 바르질라 에너지 부문 대표, 지영조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 부사장, 존 정 그린스미스 에너지 CEO. /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회장 정몽구)이 전기차 배터리를 재활용한 ‘ESS (Energy Storage System, 에너지 저장장치)’ 시장에 새롭게 진출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핀란드의 바르질라와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ESS’란 생산된 전력을 저장했다가 전력이 필요할 때 공급하는 에너지 저장장치로 자연 환경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지속성이 떨어지고 발전이 일정하지 않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와 연계해 사용되는 필수 장치다.

‘바르질라’는 핀란드의 에너지 분야 종합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서, 전세계 177개국 이상에 진출해있다. 또 지난해 미국 그린스미스 에너지를 인수해 글로벌 사업 네트워크를 두루 갖췄다.

양사는 이번 파트너십 협약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를 재활용한 ESS 제품 개발과 함께 글로벌 사업화를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에너지 시장분석 업체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전기차 재활용 배터리 물량은 2016년 0.1GWh에서 2025년 29GWh로 급증하며, 이 가운데 10GWh 가량이 ESS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10GWh는 2.8만 가구(4인 기준, 가구당 월평균 전력소비량 350kWh)가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현대차의 코나 전기차(64kWh) 15만5,000대 이상을 충전할 수 있는 규모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역시 지난해 110만대 수준에서 2025년 1,100만대, 2030년 3,000만대로 고속 성장하며, 2040년에는 6,000만대로 연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5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자동차의 특성상 전기차 배터리는 혹독한 사용 환경을 감안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설계, 제작되기 때문에 충분히 재활용이 가능하다.

독일 재생에너지협회(BEE),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 등 신재생 에너지 연구기관에 따르면 7~8년 정도 사용한 전기차 배터리를 용도 변경해 재활용할 경우 초기 용량의 70~80% 수준에서 10년 이상 연장 사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현대제철 당진공장에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기아차 쏘울 EV의 재활용 배터리를 기반으로 1MWh급 ESS 설비를 구축하는 실증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또한 미국 등 다양한 글로벌 지역에서 실증 시범사업을 확대, 실시할 예정이며, 향후 3년 내에는 산업용 ESS 상용화 제품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영조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 부사장은 “ESS는 환경 오염의 확산, 에너지 수급 불안 등이 가중됨에 따라 신에너지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며 “현대차그룹과 ‘바르질라’의 협업은 재활용 배터리 ESS 신시장에서의 미래 성장 동력 발굴뿐만 아니라 전기차 보급 활성화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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