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독일차 메이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벤츠코리아)가 마케팅 비용은 수백억씩 쓰면서 정작 사회공헌 활동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전년대비 21.2% 늘어난 1만9534대를 판매했다. 점유율로는 18.6%를 기록해 BMW와는 불과 3.8% 차이를 두고 선두를 다투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수입차시장 베스트셀링 모델 톱10에 2개 차량을 올리기도 했다. 준대형 세단 E300은 7019대가 팔리면서 1위에 올랐고, 4위에는 2374대가 판매된 세단 C200이 이름을 올렸다.
 
덕분에 벤츠는 국내에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공개한 2011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전년대비 15.6% 증가한 1조301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익과 순익은 각각 48.7%, 27.2% 늘어난 464억원, 299억원이었다.
 
작년 배당금 규모만 212억원에 달했고, 벤츠코리아 지분은 다임러 본사가 51%, 홍콩 회사인 스타오토홀딩스가 49%를 보유하고 있어 각각 100억원이 넘는 돈을 챙겼다. 소위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벤츠코리아는 지난 5년 동안(2011년 제외) 올린 순이익 742억원의 86.3%인 64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특히 외제차 붐을 타고 흑자로 돌아선 2005년 99억원의 순이익 가운데 92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등 매년 순이익의 80% 이상을 배당금으로 책정해 본사 배불리기만 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반면 기부금은 2010년 3056만4827원, 2011년은 이에 비해 좀 더 늘어난 4억5000만원을 지출했다. 하지만 이는 벤츠의 플래그십 S클래스 최고급 모델 2대 가격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특히 지난 한해 마케팅 비용만으로 231억원을 넘게 쓴 기업의 사회공헌기금으로 내세우기에는 민망한 수준이다. 
 
이와 반대로 현대차와 기아차는 2010년 각각 673억원, 130억원을 사회공헌 지출 비용으로 썼다. 10만대를 팔 때마다 약 100억원씩 사회에 환원한 셈이다. 봉사 횟수 역시 2200여회에 이를 정도로 임직원에게 사회공헌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GM도 지난해 차량기증 사업 및 소외계층 지원 사업에 모두 24억9000만원을 집행했다. 2005년 설립한 사회복지법인 '한국GM한마음재단'을 통해 다문화가정 청소년지원, 장학금 지원, 악기 기증 등 다양한 사업 및 임직원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사회복지, 교육,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번만큼 사회에 환원하고 베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국내 자동차 회사들에게는 당연한 일이지만, 수입차 1~2위를 다투고 있는 기업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수입차 업체들이 기업윤리와 책임감이 약한 편인데 특히 벤츠의 경우 임포터(자동차 수입업체)에 대한 소유를 화교가 많이 가지고 있어 수익을 내도 외국으로 넘어간다"며 "수익이 크면서도 대부분을 주주들 이윤으로 추구하는 인식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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