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3월 전년비 마이너스 성장…낮은 연비·투박한 이미지탓

 지난 3월15일 한·미 FTA 공식 발효를 시작으로 최대 수혜처로 꼽히는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관세, 개별소비세 인하에 맞춰 가격을 대폭 인하했지만 정작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다.

 
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3월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는 1만대를 넘게 기록하며 역대 월간 최고치를 경신한 반면, 미국차 메이커인 포드, 캐딜락, 크라이슬러는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미국산 수입차의 국내 판매 가격은 선적가 기준 관세 4%, 개별소비세 2% 포함 평균 200만원 정도 싸졌다.
 
포드코리아는 최근 "한미 FTA 발효를 계기로 차량 구입에서 유지·관리, 잔존가치 제고 및 제품 라인업 강화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으로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모델 별로 포드는 65만~285만원, 링컨은 90만~525만원을 각각 인하했다. 거품논란이 거센 부품값도 국내 소비자 가격 기준으로 최대 35%까지 내렸다. 이 같은 가격 인하는 한·미FTA 발효로 가격 인하를 단행한 국내 수입차 브랜드 중 최대 규모였다.
 
하지만 포드는 지난 3월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한 416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또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0.39% 줄어든 3.91%를 기록했다. 
 
미국 빅3 중 하나인 크라이슬러도 지난해 12월부터 2012년형 모델을 대상으로 2~3%의 가격 인하를 감행했다. 차량 모델별로 최저 109만원에서 최대 209만원까지 가격을 내렸고, 이에 그랜드체로키 오버랜드 2012년형은 기존 6999만원에서 3.0% 내려간 6790만원이 됐다.
 
크라이슬러도 가격 인하 효과를 보지 못하고 15.3% 줄어든 338대를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도 2011년 3월에 비해 0.71% 감소한 3.17%를 기록했다.
 
앞서 미국 GM의 고급 브랜드 캐딜락은 "공격적인 마케팅 프로그램과 한·미FTA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국내 시장에서의 캐딜락 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지난 2월24일 전 차종에 대한 판매 가격을 100만~400만원 내렸다. 
 
또 해당 차종을 구입한 후 3년 뒤, 차량 가격의 최대 50%를 잔존 가치로 보장받을 수 있는 '스마트 가치 보장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캐딜락의 3월 시장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0.42% 떨어진 0.26%, 판매량은 60.0% 줄어든 28대에 불과했다. 
 
각 회사별로 가격 인하 정책을 실시한지 짧게는 2주 길게는 한 달이 넘었지만 소비자의 냉대에 미국차 매장은 찬바람이 불고 있다. 
 
업계는 이같은 결과의 주된 이유로 미국차의 낮은 연비와 값어치를 못하는 이미지를 꼽았다.
 
포드코리아의 링컨 MKS 모델 연비는 8.4㎞/ℓ, 캐딜락 CTS와 크라이슬러 300C의 연비는 각각 9.4㎞/ℓ, 9.7㎞/ℓ에 불과해 리터당 20㎞ 이상의 연비를 자랑하는 독일차나 일본차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미 FTA 발효 전에도 미국차가 수입차 중에 싼 편에 속했지만 일본차나 독일차 메이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졌다"며 "이는 미국차는 연비가 낮고 디자인이 투박하다는 이미지가 강해 구매 비용에 비해 값어치를 못한다는 인식이 짙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한·미 FTA는 미국차 메이커에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에 좀 더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기존의 독일이나 일본차 브랜드에 밀린다는 이미지를 극복할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며 "특히 미국차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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