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측 "숙련 정비사 주유 안했을리 없어"…피해자 "소송 불사"

차량 점검을 위해 정비소를 찾은 소비자가 정비실수로 엔진이 망가지는 피해를 봤지만. 업체측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신모 씨는 지난 달 18일 스피드메이트 대전 도룡점에서 차량을 점검하고 엔진오일을 교환하려다 낭패를 당했다. 정비소에서 엔진오일을 빼낸 채로 차를 출고시킨 것.

점검이 완료된 후 차량에 시동을 건 신 씨는 미심쩍은 소음이 들리자 정비기사에게 이의를 제기했지만, 기사로부터 "아무 문제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다음 날도 차량에 소음이 계속 발생했지만, 큰 소음이 아니었기에 그대로 차를 운행했다.

다음 날 차에 시동을 걸자 이번에는 다소 큰 소음이 들렸고, 주행시작 후에는 더 심각해졌다. 불안해진 신 씨는 도중에 주행을 멈추고 차량을 견인해 정비소로 옮겼다.

정비공장에서는 충격적인 진단을 내렸다. 엔진분해 결과, '엔진오일을 뺀 상태에서 시동을 걸었을 때 나오는 문제'로 진단을 내린 것. 그대로 주행했다면 아찔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 김 씨의 차량 엔진에 엔진오일이 빠져있다.(사진=제보자)

신 씨는 곧바로 스피드메이트 고객센터에 연락해 사정을 설명했고, 업체측은 신 씨의 차량이 입고돼있는 공장으로 방문할 것을 약속했다.

스피드메이트 대전 도룡점 사장은 26일 신씨에게 "신 씨가 정비 후 이의제기를 한 일이 없었다"고 부인하며 "정비시 전혀 문제가 없었으니 알아서 처리하라"고 답변했다. 신 씨는 고객센터에 다시 연락을 취했으나 역시 같은 답변을 들어야 했다.

다음 날 그는 자신이 "엔진오일 교체 후 소리가 난다"는 이의를 제기했고, 정비기사는 "문제없다"고 답변한 것에 대해 확인받고자 도룡점 정비기사와 사장을 만나 삼자대면을 진행했다.

처음에 완강히 부인하던 사장은 신 씨가 정비기사에게 직접 증인을 대며 질의하자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정비 문제가 없으니 법대로 처리하라"고 말했다.

신 씨는 현재 업체측과의 통화내용, 대화내용 등을 녹음해 증거자료를 확보하고 소비자원에 민원을 접수해둔 상태다. 소액사건심판 소송도 준비중에 있다.

스피드메이트를 운영하는 SK네트웍스측은 이에 대해 "엔진오일을 교환할 때 리프트로 차를 들어올리고 기름을 빼내게 되는데, 이 때 기름이 밑에 흘러내리게 된다. 이 상태에서는 엔진을 걸 수가 없고, 일단 차를 내려서 엔진을 집어넣은 후 엔진오일을 넣게 된다"고 설명하고 "그런 과정에서 숙련된 정비기사가 엔진오일을 빠뜨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말했다.

이들은 또 "정비 후 확인도 거치기 때문에 혹 문제가 발생했다면 정비기사가 몰랐을 리 없다"고 일축했다.

신 씨는 "스피드메이트만 2년 넘게 다녔는데 솔직히 실망스럽다"며 "정말 고객을 생각한다면 제대로 된 전문가가 나와서 분석을 하고 고객에게 응대를 하거나, 보상을 해주지 못한다면 최소한 사과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원통한 심정을 호소했다.

 

* 참고 )

신 씨가 스피드메이트에 엔진오일 교체를 의뢰한 직후 엔진이 망가졌다면 이는 엔진오일 교체와 엔진이상 간 인과관계를 추정해볼 수 있다.

특히 녹취 등 여러 입증자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민법 390조 채무불이행 또는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규정에 의해 법적절차를 밟을 수 있다.

우선 내용증명을 보내 수리비와 렌터카비(실제 이용했고 증빙자료있을 경우), 기타 입증가능한 통상의 손해에 대해 배상청구를 할수 있다. 내용증명을 보내는 방법은 본지 홈페이지 메인 왼쪽단 아래에 배너형태로 상세히 나와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내용증명을 보내도 업체측이 보상을 거부할 경우 소액사건심판법에 의해 정식으로 소송을 제기하면 된다. 2천만원 이하 소액일 때 이 법이 적용되는데 구두로도 소송제기가 가능하고 변론기일은 원칙적으로 1회이며 법원 허락없이도 가족이 소송대리인으로 참가할수 있다.

인지대는 소송가액의 0.5%이며 송달료 10회분이 30,600원(2011년 11월기준)이다. "승소 시 소송비용은 패소자 부담"이라는 민사소송법 제98조 조항에 따라 시간을 끄는등의 사유만 없다면 이 비용도 전액 받아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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