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달랑 서면 한 장으로 마무리”, 현대차 “원인파악 돼야”

   
   
▲ 차량 앞부분이 전소돼 폐차상태에 이른 조씨의 차량 <사진=조씨제공>

현대·기아자동차 차량에 불이나 폐차상태에 이르렀다는 제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소비자고발신문에 접수된 차량화재 관련 제보는 지난해 6월 이후 총 3건으로 모두 현대·기아자동차 차량이었다.

얼마 전, 제네시스(Genesis)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i30’, ‘에쿠스’, ‘카렌스’에 이어 현대·기아자동차 차량만 현재 총 4건이 접수됐다.

지난 달, 제네시스 운전자는 차량에서 갑작스레 발생한 화재로 화상을 입고 차량 앞부분이 전소되는 등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했다.

충남 논산시에 거주하는 조모씨는 지금으로부터 33개월 전, 현대자동차에서 제네시스를 신차로 구입했다. 지난달 28일 22시경 조씨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주차를 하던 중, 조수석 안개등 밑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발견했다.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차량을 다른 곳으로 옮기다 조씨는 손과 발에 화상을 입었다.

조씨는 “차량에서 연기가 발생하더니 불이 활활 타올랐다”며 “소방서에서 출동해 화재를 진압했지만 차량 앞부분이 다 타버려 폐차상태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씨는 현대자동차측에 문제를 제기했고 지난 8일 대학교수와 하청업체 관계자들이 약 4시간정도 화재감식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그로부터 약 2주 뒤인 지난 23일 조씨는 조사결과를 서면으로 받았다.

조사결과 내용은 "조수석 전조등 하단부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으나, 차량에 조수석 안개등은 현장에 없어서 감식을 할 수 없어 정확한 발화원인을 식별할 수 없었다"는 것.

조씨는 “지금까지 차량을 불법 개조한 적도 없고 특별한 정비이력도 없다”며 “불이 나는 상황이 블랙박스에 다 찍혀있는데 회사측은 정확한 원인을 모른다는 내용의 서면 한장만 달랑 보내놓고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화상 때문에 3주간 입원을 했는데 보험청구하라는 답변만 듣고 있다”며 “신차를 구입한지 33개월 만에 자연적인 화재로 부상을 입었는데, 제네시스 뿐 아니라 모든 현대자동차 운전자들의 안전이 심히 걱정된다”고도 덧붙였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감식결과 안개등이 전소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발화원인을 찾고자 외부 전문가도 투입이 됐지만 아직 원인파악이 안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현대차에 발생한 화재의 경우 원인은 각각 다를 것”이라며, “어떤 차량의 경우 전기장치나 배선 쪽에 자체튜닝을 한 것에서 문제가 발생해 차량이 전소까지 된 경우도 있고, 원인까지도 화재로 인해 다 타버리게 된다면 밝힐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해명했다.

“차량 자체 결함으로 화재가 났다는 얘기는 아직까지 들어본 적 없다”며 “원인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없으며 이 때문에 우리도 답답한 것은 마찬가지”라고도 덧붙였다.

조씨는 “이런 것이 갑의 횡포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며 “현대자동차는 차량결함을 인정하고 대기업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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