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개인 신용정보 불법 보관…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이용

금융소비자연맹은 은행들이 보존기간이 경과한 개인신용정보를 폐기하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불리한 정보로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소비자연맹(이하 금소연)은 금융사들이 개인의 신용정보 기록보존기간이 지났음에도 불구 보유하는 것은 명백히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배하는 행위라며 일괄 삭제할 것을 12일 요구했다.

금소연에 따르면 정보 보유기간은 최장 5년이고 이 기간이 지나면 ‘불리한 정보’는 폐기해야 하지만 금융사들이 불법적으로 정보를 보유해 소비자에게 불리한 정보로 이용한다는 것.

금융사가 연체정보를 삭제하지 않아 피해를 본 사례는 많다.

K씨는 3년 전 A카드사 카드이용대금을 자금 사정으로 4개월 연체했다.

카드사는 “일시에 상환하면 40만원 감액해 준다”고 제안했고 K씨는 결제금액 710만원 중 690만원(이자포함)을 상환했다.

그러나 최근 K씨는 B은행에서 통장대출을 받으면서 여러모로 편리한 A사 신용카드를 발급 신청했으나 ‘채무감면기록’이 있어 신용카드 발급되지 않았다.

K씨는 “채무감면을 하면 신용상 불이익이 있다는 설명을 듣지 못했을 뿐더러 부실채권을 회수하기 위해 감면해 준 것으로 알았다”며 “나도 모르게 블랙리스트에 올라 계속 관리하는 줄 알았다면 40만원도 감면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금소연은 “연체정보는 1년만 보존해야 하는데 A사는 3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보유해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사용했다”며 “이는 채무자의 금융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고 신용불량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채무불이행자에 대한 규제는 거래상 우월적인 지위를 남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채무자가 빚을 갚지 못하다가 일부감면, 분할상환, 장기전환대출 등으로 빚을 상환한 것은 당사자간 합의에 의해 채무를 상환한 것”이며 “이럴 경우 당연히 금융사는 신용불량기록을 삭제해 채무자가 금융거래시 불이익을 당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금소연은 “신용불량자 중 원금ㆍ이자 등 금액 일부를 감면해 채권을 회수한 자, 60세 이상 고령자의 신용불량기록을 일괄 삭제해 소비자가 겪는 금융거래의 불편, 불이익을 해소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 19조에 따르면 신용정보주체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신용정보를 그 불이익을 초래하게 된 사유가 해소된 날로부터 최장 5년 이내에 등록관리 대상에서 삭제해야 한다.

또한 시행령 제15조 ④항에 따르면 삭제해야 하는 신용정보는 연체, 부도, 대위변제 및 대지급과 관련된 정보, 신용질서 문란행위와 관련된 정보, 파산선고, 면책, 복권 결정 및 개인회생의 결정, 체납정보와 유사한 형태의 불이익정보는 모두 삭제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은행연합회 주관으로 만든 ‘신용정보관리규약’ 제19조(신용정보의 기록보존기간)에 따르면 연체정보는 최장 1년, 금융질서문란정보는 5년 해제사유가 발생하지 않은 신용도판단정보는 등록사유발생일로부터 7년이 경과한 날을 해제사유발생일로 한다.

금소연 강형구 금융국장은 “법상 소비자에게 불리한 신용정보는 최장 5년간 보존 후 삭제해야하지만 금융사들이 계속 보유해 소비자에게 불이익을 주고 있다”며 “이는 불법으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강 금융국장은 “금융사는 즉시 일괄 삭제해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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