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최봉석 이지애 기자] 롯데주류가 이르면 다음 달 말쯤 제3의 국산맥주를 선보일 예정인 가운데 또 다른 유통업계 강자로 꼽히는 신세계 그룹도 맥주시장에 뛰어들어 귀추가 주목된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신세계푸드는 지난 14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맥아 및 맥주 제조업 사업’을 신규사업에 추가하는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신세계는 이에 따라 일단 하우스 맥주쪽으로 가닥을 잡고 에일 맥주급에 해당되는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맥주업계 ‘2강’으로 꼽히는 오비맥주와 화이트진로가 잇따라 에일 맥주를 출시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혈투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묵직한 맛이 나는 ‘에일 맥주’ 시장을 놓고 신세계까지 가세함에 따라 그 배경을 높고 관심이 뜨겁다.

에일 맥주는 발효 중 효모가 탄산가스와 함께 발효액의 표면에 뜨는 상면발효 방식으로 만드는 맥주로 향이 풍부하고 쓴 맛이 난다. 기존 국내 맥주 시장의 99%를 차지했던 라거 맥주에 비해 알코올 도수가 높은 것도 특징이다.

주류 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푸드가 운영 중인 외식매장 ‘보노보노’와 ‘자니로켓’ 등을 통해 직접 제조한 하우스 맥주를 우선 공급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후 이마트 등을 통해 에일급 ‘신세계 맥주’를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처럼 국내 주류업계가 에일 맥주 생산에 뛰어드는 이유는 해외여행 등을 통해 다양한 맥주 맛을 본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맥주가 다양하지 못하고 맛이 없다는 소비자 지적이 잇따르면서 맥주업계가 잇따라 에일 맥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며 “실제 대형마트의 맥주 매출 비중에서 수입 맥주는 가파르게 상승하는 반면, 국산 맥주는 점유율이 하락 추세”라고 전했다.

특히 올해에는 월드컵 등 맥주 판매량이 급증할 각종 스포츠 이벤트 호재들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신세계처럼 유통망을 갖춘 대기업들이 앞다투어 맥주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게 업계의 공통된 관측이다.

아울러 그간 까다롭던 정부의 인허가 규정이 완화되면서 주류시장에 경쟁자가 자연스럽게 많아지게 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기존 시장을 과점해 온 업체와 시장 진입자 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신세계가 당장 자체적으로 맥주 생산에 나서지 않고, 주류 전문 자회사인 신세계L&B를 통해 수입 맥주 사업을 강화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설득력은 없어 보인다.

업계는 한 목소리로 롯데와 신세계가 주류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시장의 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전국에 대형 마트를 운영 중인 ‘유통공룡’ 롯데와 신세계가 본격적으로 자사 제품에 대한 ‘밀어주기’에 나설 경우 오비맥주와 화이트 진로의 위상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계없음. 맥주 이미지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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