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최봉석 기자] 금융당국이 28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대출과 관련해 신용협동조합 10여곳에 대한 특별 검사에 돌입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전 “최근 유병언 전 회장 일가의 대출을 둘러싸고 각종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세모신협, 한평신협, 인평신협 등 10여곳에 대해 긴급히 특별 검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특검은 ‘금융판 중수부’로 불리는 금감원 기획검사국이 맡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세월호 사건과 관련, 세모그룹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실태 파악을 위해 금감원이 직접 특별 검사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언 전 일가 및 계열사와 관련해 대출 의혹이 제기된 만큼, 이와 관련된 신협 모두에 대해 특별 검사를 통해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유 전 회장 일가와 연관된 청해진해운 관계사의 신협 차입은 한평신협(15억원), 세모신협(14억원), 인평신협(14억원), 제주신협(7억원), 남강신협(3억원), 대전신협(2억원) 등 총 100여억원 규모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금감원은 검찰과 공조 아래 유 전 회장 일가의 페이퍼컴퍼니에 대한 집중 조사도 벌이고 있다. 검찰은 현재 유 전 회장 3부자가 소유한 페이퍼컴퍼니를 일종의 비자금 조성 창구로 보고 있다.

페이퍼컴퍼니는 유 전 회장의 ‘붉은머리오목눈이’,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44)씨의 ‘SLPLUS’, 차남 혁기(42)씨의 ‘키솔루션’ 등 3곳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측은 “유 전 회장 일가를 포함해 아이원아이홀딩스, 청해진해운, 천해지 등 관련사에 대한 불법 외환거래 여부를 들여다보다 이들 페이퍼컴퍼니에 돈이 흘러간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 대상을 확대 중”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직원이 한 명도 없는 이들 페이퍼컴퍼니가 수년간 계열사 30여 곳으로부터 컨설팅비와 고문료 명목으로 적게는 수십억원, 많게는 수백억원 가량의 비용을 받은 점을 의심하고 이 부분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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